"똑같이 당한다"…러 테러범 잔혹 고문 공개, 반러세력 경고장?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 당국이 모스크바 외곽 공연장 테러 공격 피의자들을 잔혹하게 고문하는 모습과 고문 흔적을 여과없이 드러내 충격을 주고 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4명의 테러 피의자가 전날 구속적부심을 위해 모스크바 법정에 출두했을 때 그들의 얼굴은 심하게 부어오르고 흉하게 일그러져 있었으며 눈은 초점을 잃은 듯 멍한 모습이었다.
가디언은 한때 법정에서 증인 증언으로만 언급되던 고문 방법을 이제 가해자들이 직접 온라인을 통해 홍보하는듯한 행태는 2년여의 우크라이나전 동안 러시아에서 폭력이 얼마나 일반화됐는지를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의 유럽·중앙아시아 담당 부국장 타냐 록시나는 "고문 영상은 우연히 유출된 것이 아니라 러시아 공격을 계획하고 있는 자들에게 그들도 같은 식으로 당할 것임을 경고하기 위해 공유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전에도 러시아 보안당국의 조직적인 고문 의혹이 널리 퍼져 있었지만, 동영상 증거를 자랑스럽게 공개하는 것은 생각할 수 없던 일"이라면서 "이제 러시아 당국은 보안 요원들이 고문을 한다는 사실을 더 이상 부끄러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고문 반대 운동을 펴는 러시아 비정부기구(NGO) '고문방지대원들'은 "이번 범죄에 책임이 있는 모든 사람은 처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러시아 국방부는 보란 듯이 이날 테러 용의자들을 체포하면서 잔혹 행위를 저질렀을 수 있는 국경수비대원들에 상을 주는 시상식 영상을 공개했다.
러시아 정부 고위인사들은 테러 용의자들에 대한 가혹행위를 옹호하고 나섰다.
미하일 미슈스틴 총리는 "테러 용의자들은 자비를 기대할 자격이 없다"고 말했고,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국가안보회의 부의장도 보안요원들을 치하하면서 "테러범들은 죽여야 하고 그럴 것"이라고 다짐했다.
일부 의원들은 테러범들을 응징하기 위해 지난 1996년부터 유예되고 있는 사형제도를 부활해야 한다고 촉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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