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공격 지원하면 보복하겠다'…후티, 사우디에 으름장
(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미국의 후티 공격을 지원하면 보복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5일 전했다.
후티 지도부인 최고혁명위원회의 무함마드 알리 알후티 위원장은 자체 방송인 알-마시라 TV 인터뷰에서 "우리는 사우디아라비아가 미국 전투기가 예멘을 공격하는 데 있어 사우디 영토나 영공을 사용하도록 허용할 경우 사우디가 목표물이 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미국과 영국은 후티 반군의 홍해 상선 공격을 막기 위해 올해 초부터 이 조직의 군사 시설을 공습하고 있다.
예멘과 국경을 접하고 있는 사우디는 이 같은 공습이나 홍해에서 상선이 안전하게 다닐 수 있는 항로 확보를 위한 미국 주도의 해군 작전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를 두고 사우디와 이란 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예멘의 평화 추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을 피하려는 의도라는 분석이 나온 바 있다.
사우디는 2015년 아랍동맹군을 이끌고 예멘 내전에 개입, 예멘 정부군을 도와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과 10년 가까이 전쟁을 치렀다.
그러나 2022년 4월 아랍동맹군과 후티 간에 휴전 합의가 이뤄졌고, 이는 예멘 내전을 종식할 최대 분기점으로 평가됐다.
현재 사우디는 걸프 지역의 안정을 유지하고 자국의 대규모 경제 구조 다변화 계획을 진전시키기 위해 후티 반군과 평화 합의를 이뤄 예멘 내전의 종식을 바라고 있다.
사우디는 수년간 이스라엘, 이란과 관계 재정립을 모색하는 등 역내 외교정책의 전환도 추진해왔다.
휴전 합의 이전에는 후티가 사우디의 영토를 주기적으로 공격했다. 2019년에는 사우디의 국영석유회사 아람코 최대 석유 시설 두 곳이 무인기(드론) 공격을 받아 가동이 중단됐는데, 이때도 후티 반군이 공격의 배후를 자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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