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대변인, 英 외무장관에 '반박 글' 올린 뒤 정직
캐머런 '가자 구호확대' 요구하자 SNS에 조목조목 반박
(런던=연합뉴스) 김지연 특파원 =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외무장관의 주장을 반박하는 글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시한 이스라엘 정부 대변인이 직무 정지됐다고 BBC 방송과 일간 가디언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의 영어 대변인이었던 에일론 레비(32)는 지난 8일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로 더 많은 구호 트럭 진입을 허용해야 한다는 캐머런 장관의 주장을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반박했다.
레비는 "가자로 음식이나 의약품, 대피소 장비의 진입에 아무런 제한이 없고, 실제로는 통로가 용량 초과임을 알고 계시기를 바란다"며 "케렘 샬롬으로 트럭을 하루 100대 더 보내 보라, 그러면 우리가 들여보낼 테니"라고 답했다.
이 게시물은 이후 삭제됐다.
앞서 6일에는 캐머런 장관이 런던에서 베니 이스라엘 전시내각 각료와 만나 가자자구 구호 확대와 최남단 라파에서 군사 작전과 관련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밝히자 레비는 엑스에 긴 '반박 댓글'을 올렸다.
두 번째 글 게시 이후 이스라엘 주재 영국 대사관이 이스라엘 총리실에 이것이 정부의 공식 입장인지 대변인의 사견인지 확실히 밝혀달라고 연락했다고 한 소식통이 파이낸셜타임스(FT)에 말했다.
이후 이스라엘 총리실은 레비를 정직시켰으나 영국 정부가 이를 요구한 것은 아니라고 이 소식통은 덧붙였다.
이스라엘 정부는 영국 언론들에 이 사안과 관련한 언급을 거절했다.
이스라엘인 부모를 두고 런던에서 태어난 그는 캐머런 장관과 옥스퍼드대 동문이며 팔레스타인 점령지 내 민간 업무를 담당하는 부대에서 복무했다.
캐머런 장관은 인도적 위기가 극단으로 치닫는 가자지구 구호를 허용하도록 이스라엘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 이스라엘과의 회담에서는 "가자지구에 대한 지원을 허용하지 않고 국제법을 준수하지 않으면 무기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이스라엘 매체를 인용해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영어권을 상대로 한 자국의 공공외교 인력 상황에 대해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BBC는 이스라엘 채널12를 인용해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 19일 의회와 비공개회의에서 "사람이 없다"며 "(영어로) 말을 조합할 줄 모르는 사람들만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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