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우크라 댐·발전소 밤새 공습…120만명 정전(종합2보)

입력 2024-03-23 00:50
수정 2024-03-25 16:20
러, 우크라 댐·발전소 밤새 공습…120만명 정전(종합2보)

"에너지 기반 노린 최대 공격"…젤렌스키, 패트리엇 지원 호소

美백악관, 우크라 지원 예산 처리 촉구…러 "보복 공습"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러시아군이 22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반시설을 노려 미사일과 무인기(드론) 150여기를 쏘며 대규모 공습을 가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밤사이 60기가 넘는 샤헤드 드론과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 약 90기가 날아왔다"며 하르키우, 자포리자, 수미, 드니프로페테르우스크, 오데사, 흐멜니츠키 등이 피해를 봤다고 말했다.

현지 당국에 따르면 흐멜니츠키에서 2명, 자포리자에서 3명 등 최소 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다.

우크라이나 공군은 텔레그램에서 러시아군이 이란제 샤헤드 드론 63기와 이스칸데르 탄도미사일, Kh-101 순항미사일, S-400 유도미사일 등 미사일 88기를 쐈다고 밝혔다. 공군은 이들 151기 중 92기를 격추했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 국영 에너지기업 우크르히드에네르고 등에 따르면 이날 우크라이나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의 드니프로 수력발전소 댐이 폭격받아 화재가 발생해 작동이 중단됐으며 진화 작업 중이다.

이 수력발전소만 8차례 폭격을 당했고 댐이 크게 손상돼 드니프로강으로 기름이 유출됐다고

유럽 최대 규모인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로 연결되는 송전선도 차단됐다가 몇시간 후 복구됐으며 가스 화력발전소 등도 피해를 입었다.

이날 공습의 영향으로 우크라이나 각지에 정전이 발생해 120만명가량에 전력 공급이 중단되는 바람에 이웃 국가인 폴란드, 루마니아, 슬로바키아로부터 긴급 전력 지원을 받았다.



헤르만 갈루셴코 에너지부 장관은 "적이 우크라이나 에너지 산업을 향해 최대 규모의 공격을 감행했다"며 "지난해처럼 국가 에너지 시스템에 대규모 장애를 일으키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인명과 기반시설, 민가, 댐을 보호하려면 대공 방어망이 필요하다"며 동맹국을 향해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 지원을 다시 한번 호소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공습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보복"으로 표현하며 에너지, 군사, 철도 등 관련 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최근 러시아의 정유시설을 잇달아 공습했다.

이날 러시아의 공습과 관련, 에이드리언 왓슨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성명에서 "우크라이나 도시와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러시아의 잔혹한 공습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추가 방공 장비를 가능한 한 빨리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야당 공화당을 향해 의회에 계류된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예산안을 시급히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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