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 암투설' 태국 경찰청장·차장 동시 정직 처분
온라인 도박 비리 관련 충돌…총리 "공정 수사 위해 인사 조처"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태국 경찰 내부 갈등설이 증폭된 가운데 최고위 간부 2명이 동시에 정직 처분을 받았다.
21일 타이PBS 등 현지 매체와 AP통신에 따르면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전날 또삭 숙위몬 경찰청장과 수라차테 학판 경찰청 차장을 총리실 소속으로 발령냈다.
경찰 일인자인 경찰청장과 이인자인 차장 중 1명이 이례적으로 나란히 직무에서 배제된 것은 권력 암투설과 관련이 있다.
수라차테 차장은 불법 온라인 도박 사이트 운영을 눈감아주고 뇌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작년 9월 수라차테 차장의 자택을 수색했으며, 같은 날 그의 부하 8명이 체포됐다.
세타 총리 취임 이후 새 경찰청장 임명을 앞둔 시점이었다.
당시 유력한 후보 중 한명으로 거론된 수라차테가 아닌 또삭이 경찰청장으로 임명됐다.
수라차테 차장은 권력 남용과 뇌물 수수 혐의로 지난달 기소됐다.
그는 자신의 명예를 실추시키기 위한 기소라며 범행을 부인하고, 다른 고위 경찰들이 온라인 도박 운영업자로부터 뇌물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사건을 두고 또삭 청장과 수라차테 차장은 마찰을 빚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의 충돌이 수면 위로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자 두 사람은 전날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 내 갈등을 부인했다.
또한 반부패위원회(NACC)에 온라인 도박 사이트 관련 조사를 맡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기자회견 이후 세타 총리는 이들을 인사 조처했다.
세타 총리는 처벌이 아니라 공정한 조사를 위한 것이라며,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조사한 뒤 60일 이후 정직 처분을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총리실은 이번 결정이 경찰 내 분열 종식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두 사람이 업무에 복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경찰청장 대행으로는 끼띠랏 판펫 경찰청 차장이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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