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中방문길에 北도 갈까…5선뒤 북중러 결속행보 관심
"5월 방중해 시진핑과 정상회담" 보도로 방북도 주목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집권 5기 첫 해외 방문지로 중국을 향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그의 북중러 결속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로이터 통신은 19일(현지시간) 푸틴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기 위해 5월 중국을 방문한다고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보도가 사실이라면 푸틴 대통령은 5월7일로 예상되는 취임식으로 시작되는 새 임기의 첫 해외 방문지이자 정상회담의 상대로 중국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크렘린궁은 아직 이 보도를 확인하지 않았지만 우크라이나 '특별군사작전' 이후 러시아의 대외·안보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된 중국이 새 임기의 첫 방문국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많았다.
시 주석도 지난해 3월 3연임 임기 시작 후 첫 해외 방문지로 러시아를 찾아 정상회담했던 만큼 5월 취임 직후 푸틴 대통령이 중국에 간다면 서로를 같은 무게로 본다는 답방의 의미도 있다.
대선에서 압승한 푸틴 대통령의 방중 계획이 거론되기 시작하면서 방북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북러 정상회담 기간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방문 초대를 수락한 상태다.
지난 1월에는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러시아를 방문해 푸틴 대통령의 방북 문제를 논의해 실무 작업도 어느정도 진전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의 방북 일정이 외교 채널을 통해 조율되고 있으나 대선 전후인 3월 말 이전에는 방북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이 발언을 바탕으로 대선 국면이 마무리되고서 푸틴 대통령의 방북이 구체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북한 역시 특별군사작전으로 국제적 고립 위기에 처한 러시아에 힘을 실어주고 있지만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인 무기 거래 의혹이 나오는 만큼 푸틴 대통령이 대선 또는 취임 직후 방북은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중국을 먼저 방문한 이후라면 이러한 부담을 덜 수 있고 국제적 위상의 경중을 따졌을 때도 방중 뒤 방북이 북중러의 밀착에 자연스러울 수 있다.
중국과 북한이 지리적으로 가깝다는 점에서 푸틴 대통령이 중국 방문과 연계해 북한도 방문함으로써 5선으로 국민적 지지를 확인한 그가 한미일 공조에 맞서 북중러 결속에 더 과감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일각에서는 푸틴 대통령의 하반기 북한 답방을 점친다.
7월에는 러시아 지도자의 첫 방북이었던 푸틴 대통령의 2000년 7월 방북 24주년과 북한의 전승절(7월27일·한국전쟁 정전협정기념일)에 의미를 두고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올 수 있다는 것이다.
9월은 북러 정상회담 1주년인 데다 북한에서 가까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동방경제포럼도 열려 푸틴 대통령이 방북할 가능성이 있는 시기 중 하나로 꼽힌다. 푸틴 대통령이 10월 중국 일대일로 포럼에 참석한다면 역시 방북과 연계될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중국과 북한 외에 푸틴 대통령이 4∼5월 튀르키예를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기상으로 보면 튀르키예가 푸틴 대통령의 대선 승리 이후 첫 해외 방문지가 된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지난 12일 외국 대사들과 만찬 하면서 푸틴 대통령이 3월 이후 튀르키예를 방문할 예정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푸틴 대통령이 2월 튀르키예를 방문할 것이라는 보도도 여러 차례 나왔지만 3월 15∼17일 러시아 대선과 31일 튀르키예 지방 선거 이후로 미뤄졌다. 두 정상은 지난해 9월 러시아 소치에서 정상회담을 한 바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국가지만 러시아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튀르키예는 러시아-우크라이나의 중재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고 흑해 지역 안보와 경제 교류에서도 협력하는 등 러시아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abb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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