득세하는 스트롱맨…트럼프 재선 노리고 푸틴·시진핑 장기집권

입력 2024-03-18 11:10
수정 2024-03-18 11:18
득세하는 스트롱맨…트럼프 재선 노리고 푸틴·시진핑 장기집권

5선 푸틴, 종신집권 길 닦으며 현대판 '차르' 군림

시진핑, 3연임 장기집권 성공…트럼프는 바이든과 '리턴매치' 확정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은 3선 성공



(서울=연합뉴스) 임지우 기자 = 현대판 '차르'(황제)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71) 러시아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5선에 성공해 종신집권의 길을 연 가운데 지구촌 곳곳에서 '스트롱맨'(strongman·독재자, 철권통치자) 지도자들이 속속 다시 힘을 받고 있다.

스트롱맨의 대표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오는 11월 대선에서 4년 만에 재집권을 노리고 있으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역시 지난해 중화인민공화국(신중국) 역사상 첫 3연임에 성공하는 등 '스트롱맨 전성시대'가 도래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까지 사흘간 진행된 러시아 대선 출구조사에서 득표율 9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지지로 5선을 사실상 확정했다.

이변이 없던 대선에서 러시아인들은 독재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강한 리더십으로 러시아에 안정과 질서를 가져다 줄 수 있는 '스트롱맨' 푸틴을 다시 선택했다.

2000년 처음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줄곧 '강한 러시아' 정책을 펼쳐온 푸틴 대통령은 2022년 2월 국제사회의 비난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했다.

이후 전쟁 반대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언론과 반대 세력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최근에는 최대 정적인 알렉세이 나발니마저 옥중에서 의문사하면서 사실상 경쟁자가 없는 견고한 철권통치 체제를 갖췄다.

푸틴 대통령은 2020년 개헌을 통해 2030년 열리는 다음 대선까지도 자신이 출마할 수 있도록 해 사실상 '종신 집권'의 길을 닦아둔 상태다.

미국에서는 푸틴 대통령과 남다른 '스트롱맨 우정'을 과시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지난해부터 커져 온 '대세론'에 힘 입어 백악관 복귀를 노리고 있다.



4년 전 대선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에 밀려 재선에 실패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골수 지지층인 '마가(MAGA·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 세력의 지지를 기반으로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을 가볍게 승리하고 바이든 대통령과 '리턴매치'를 확정했다.

대선이 8개월 가량 남은 시점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일부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바이든 대통령에 근소한 차로 앞서며 대체로 박빙 우위를 점하고 있다.

역시 푸틴 대통령과 돈독한 관계를 과시해 온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마오쩌둥(毛澤東·1893∼1976) 사후 전례가 없었던 독보적 '1인 장기 집권 체제'를 완성했다.

2012년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최고 지도자 자리에 오른 시 주석은 이듬해 처음 국가주석으로 선출된 이후 2018년 재선에 이어 지난해 신중국 건국 이후 최초로 3연임에 성공하면서 재임 기간을 15년까지 연장하게 됐다.

당초 중국에서 국가주석은 연임까지만 가능했으나 시 주석은 2018년 헌법 개정을 통해 임기 제한 규정을 삭제해 15년 장기집권의 길을 열었다.

시 주석은 2013년 중국 국가주석에 오른 뒤 첫 해외 방문국으로 러시아를 방문하는 등 재임 기간 내내 푸틴 대통령과 견고한 '스트롱맨 브로맨스(남자들끼리의 우정)'을 보여왔다.

푸틴 대통령의 5선을 계기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푸틴 대통령, 시 주석의 '삼각 협력'이 강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김정은 위원장은 2011년 12월 부친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이 사망한 뒤 권력을 물려받았다.

중동에서는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이 권위적 통치를 앞세워 장기 집권을 하고 있다.

엘시시 대통령은 작년 12월 치러진 대선에서 89.6%의 득표율로 3선에 성공했다.

2014년 첫 번째 임기를 시작한 엘시시 대통령은 2030년까지 6년간 더 집권하게 됐고 총집권 기간은 16년으로 늘어나게 됐다.



wisefoo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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