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마두로, 여당 대선 후보로 선출…3선 도전 공식화
'출마 막힌' 野후보에 지지율 열세…7월 투표 앞두고 혼란 전망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이재림 특파원 = 남미 좌파 정부 득세(핑크타이드)의 한 축을 이루는 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61) 대통령이 3선 도전을 공식화했다.
베네수엘라 여당인 통합사회주의당(PSUV)은 16일(현지시간) 수도 카라카스 폴리에드로 다목적 경기장에서 전당대회를 열어, 오는 7월 28일 대선에 출마할 후보로 마두로 대통령을 선출했다고 밝혔다.
PSUV는 홈페이지 보도자료와 사회관계망서비스 게시물 등을 통해 "전국 420여만명 당원 등 참여로 이뤄진 투표를 통해 이같이 결정됐고, 마두로 대통령이 후보직을 수락했다"고 전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후보 수락 연설에서 "나를 비난하고, 금지하고, 박해해도 상관없다"며 "국민을 위해 제가 여기 있으며, 여러분의 지지를 바탕으로 새로운 승리를 위해 나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우고 차베스(1954∼2013) 전 대통령 타계에 따라 2013년 4월 치러진 대선에서 처음 당선된 마두로 대통령은 산업 국유화, 환율 통제, 무상 복지 등 '차비스모'(차베스가 취한 대중영합적 좌파 이념)의 상속자 역할에 충실했다.
강력한 반정부 활동가 통제와 100여명 넘는 사상자를 낳은 시위 무력 진압으로 국제사회의 비판을 받기도 한 그는 2018년 재선에 성공했지만, 불법 부정선거 논란 속에 미국의 경제 제재를 비롯한 외교적 고립을 심화시키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마두로 대항마'로 꼽히는 야권 대선후보인 벤테 베네수엘라(VV)의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56) 정책 고문의 출마는 베네수엘라 당국에 의해 막힌 상태다.
지난해 '국민경선'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마차도 고문은 과거 '마두로 정권 시절 반정부 활동' 등을 사유로 마두로 측근으로 포진된 베네수엘라 대법원에 의해 대선 출마 자격을 상실했다.
다만, 마차도 고문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출마 강행 의지를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지지율 상으로는 마차도 고문이 마두로 대통령을 크게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업체 다틴코프(Datincorp)가 1천200명으로 대상으로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83%포인트)한 결과에 따르면 '내일 대선을 한다면 누구를 뽑겠느냐'는 질의에 54.50%가 마차도를, 13.92%가 마두로를 각각 선택했다. 이 결과는 지난달 25일 발표됐다.
여론조사 지지율 상황을 고려할 때 마차도 고문 출마 여부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과 긴장은 투표를 앞두고 고조될 전망이다.
앞서 '공정한 선거와 관련한 베네수엘라 여야 합의'를 기화로 베네수엘라 석유와 가스 수출 등에 대한 제재를 일시 완화했던 조 바이든 미국 정부는 마차도에 대한 대법 판결 이후 "4월 18일 종료하는 베네수엘라에 대한 석유와 가스 거래 허가를 연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walde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