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최대 야당 대표, 군복무 위해 잠시 정치활동 중단
최대 20일간 군복무…"사랑하는 조국 위한 봉사는 영광"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그리스 최대 야당 급진좌파연합(시리자) 대표가 군 복무를 위해 잠시 당수직을 내려놓았다.
그리스 일간지 카티메리니에 따르면 스테파노스 카셀라키스(35) 시리자 대표가 15일(현지시간) 중부의 포병 훈련소에 입소했다.
그는 "조국에 기여하기 위해 돌아온 재외국민으로서 내가 사랑하는 나라에 봉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그는 최대 20일 동안 군 복무할 예정이다. 이 기간, 기초 군사 훈련을 받게 된다.
그리스의 19∼45세 남성은 9∼12개월 동안 군대에서 의무 복무를 해야 한다.
다만 33세 이상 남성이 입대하면 최대 20일만 복무한 뒤 나머지 기간은 월 810유로(약 117만원)를 지불하고 면제받을 수 있다.
카셀라키스는 그리스에서 태어났지만 14세부터 미국에서 살았기 때문에 지금까지 병역이 면제됐다.
미국프로농구(NBA)에서 활약하는 그리스인 농구 선수 야니스 아데토쿤보도 재외국민 자격을 충족해 2016년 단축 군복무를 한 바 있다.
카셀라키스는 미국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한 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트레이더로 일했다.
무명의 정치 신인이었던 그는 지난해 9월 시리자 당 대표로 깜짝 선출됐다. 자본주의의 본산인 미국 월가 출신이라는 점에 당 안팎으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는 동성애자로 미국인 간호사와 결혼했다. 공개 동성애자가 그리스 정당 대표가 된 건 카셀라키스가 처음이었다.
여당 내부에서조차 반대 여론이 컸던 동성 결혼 합법화 법안이 지난달 의회를 통과한 것은 카셀라키스 대표의 강력한 지지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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