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쉽지않은 코스피 레벨업…금주 FOMC 분수령 될듯
2,700 고지 점령 '일일천하'…미국발 물가 충격에 외국인 투심 위축
"정부 밸류업 의지, 상승세 이어질 것" vs "FOMC 결과 우려, 당분간 박스권"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코스피가 23개월 만에 점령한 2,700 고지를 미국발 물가 충격으로 하루 만에 내주고 2,660대로 주저앉았다.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을 앞세운 정부의 정책 의지만으로 한국 증시의 레벨업이 쉽지 않음을 재확인한 셈이다.
금주 증시는 코스피 2,700 재탈환 기대가 살아 있지만 미국 증시의 조정폭이 다소 깊어진 만큼 금리인하 기대를 후퇴시킨 물가 충격의 지속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오는 19~20일(현지시간)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결과를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다.
17일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 15일 전주보다 0.50% 내린 2,666.84로 마감했다.
주중 2,720선 근처까지 올랐으나 이튿날 50포인트 이상 빠지면서 주간 기준으로도 한 주 만에 상승세가 꺾이고 말았다.
한 주간(11~15일) 많이 내린 업종은 의료정밀(-6.25%), 유통업(-3.26%), 운수창고(-1.81%), 철강금속(-1.76%), 전기전자(-1.64%) 등이었다.
전기가스업(2.35%), 기계(2.29%), 금융업(2.15%)은 오름폭이 컸다.
이 기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 투자자는 각각 7천34억원, 691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기관은 4천83억원을 순매수했다.
코스닥지수는 지난 15일 880.46으로 전주보다 0.83% 오르며 2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증시는 지난달 말 정부의 기업 밸류업 지원방안 발표 후 뚜렷한 상승 모멘텀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이차전지, 조선 및 건설, 바이오 업종 등으로 매기가 이동하는 순환매 장세를 연출했다.
그러다 외국인이 지난 1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원 넘게 순매도하면서 지수가 곤두박질쳤다. 미국의 2월 생산자물가지수(PPI)가 예상을 크게 웃돈 것으로 나타나자 위험 회피 심리가 작동하면서 자금 회수에 나선 결과다.
지난달 밸류업 모멘텀에 기대어 매수 기조를 유지했던 외국인들이 이달 들어선 10거래일 중 5거래일 동안 매도 우위를 보이며 태도를 바꿨다.
주말을 앞둔 지난 15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재발한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4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0.65%), 나스닥지수(-0.96%)가 일제히 하락했다. 이들 3대 지수는 주간 기준으로도 모두 하락세를 지속했다.
이번주 코스피가 반등해 2,700선 재탈환에 나설 수 있을지에 대해선 전망이 엇갈린다.
정부가 총선을 앞두고 꾸준히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추진 의지를 보이면서 시장의 기대감을 유지하고 있는 건 증시에 우호적인 요인이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견조한 실적을 바탕으로 주주환원 규모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자동차, 은행, 지주사 등 종목들의 상승세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최근 조정을 겪고 있지만 금주(18~21일) 예정된 엔비디아의 AI(인공지능) 행사 'GTC 2024'에서 새로운 AI 반도체나 파운데이션 모델이 발표될 경우 반도체 종목 전반의 열기가 다시 확산할 수 있다.
최근 상승장이 단순히 정부발 호재가 아니라 미국의 양호한 고용 지표, 소매판매 개선 등 글로벌 경제의 양호한 흐름에 기인한 것이기에 단기간에 꺾이지 않을 것이라는 낙관론도 제기된다.
반면 FOMC 정례회의를 앞둔 경계심은 시장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AI 랠리를 주도한 엔비디아의 기세도 꺾인 모양새다. 최근 엔비디아는 6거래일 중 5거래일 하락했고 나스닥지수도 마찬가지였다.
뉴욕 증시 전문가들은 기술주 랠리의 정체로 시장 전체가 힘을 잃고 있고, 예상보다 강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금리인하 기대가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FOMC 회의 결과가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으로 해석될 경우 단기 하락장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올해 3회, 내년 4회 금리인하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시장의 전망이지만, 일각에서는 올해 금리인하 횟수가 애초 예상됐던 3회에서 2회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인하 횟수가 조정되거나 인하 시기가 밀릴 수 있다는 신호가 나올 경우 경기 개선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확대될 수 있다.
다만, 이런 상황이 금융 시장에 선반영돼 금리가 올라있기 때문에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없지 않다.
국내 증시에서도 코스피 2,700선 돌파 이후 차익실현과 조정심리가 우세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현 시점에서 코스피의 추가적 레벨업은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당분간 2,600~2,750 박스권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미국 3월 FOMC 회의 결과는 한국시간 21일 새벽 공개될 예정이다.
이번주 국내외 주요 경제지표 발표와 일정(한국 기준)은 다음과 같다.
▲ 19일 일본 일본은행(BOJ) 통화정책회의
▲ 20일 중국 대출우대금리(LPR) 금리결정
▲ 21일 미국 3월 FOMC 결과, 3월 S&P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3월 S&P 서비스업 PMI, 주간 실업수당 청구건수
▲ 22일 한국 2월 생산자물가
josh@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