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식 따따블로 사들이는 서학개미…증권가 '모시기 경쟁' 올인
올들어 미국 주식 4조원 순매수…지난해의 4배로 늘어
수수료 무료·환율 우대에서 해외 주식 리포트 번역 제공까지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미국 증시 활황으로 현지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커지면서 증권사의 '서학 개미' 모시기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수수료 무료 이벤트는 물론, 미국 금융사의 종목 보고서를 번역 제공하며 투자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18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 14일까지 국내 투자자의 미국 주식 순매수 금액은 30억743만6천249달러(약 3조9천999억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순매수 금액이 7억6천294만14달러(약 1조147억원)였던 것과 비교하면 4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이는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가 최근 상승하면서 미국 주식에 대한 국내 투자자의 관심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대표 지수 중 하나인 S&P 500 지수는 지난 7일(현지시간) 마감가 기준 최고치를 경신했고, 나스닥 지수도 당일 장중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에 서학개미를 잡으려는 국내 증권사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수수료 무료를 비롯해 환율 우대, 달러 입금, 경품 지급 등 제공되는 혜택도 다양하다.
먼저 미래에셋증권[006800]은 6월 말까지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주식 매수할 때 온라인 수수료를 무료로 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기존에는 온라인의 경우 0.25%, 오프라인은 0.5%의 수수료를 받았지만, 이벤트 기간에는 온라인에 한해 수수료를 받지 않는 것이다. 다만 매도 시에는 수수료 등이 발생한다.
삼성증권[016360]도 6월 30일까지 온라인 거래 수수료 0원 이벤트를 진행 중이며, 환율 우대 혜택도 제공한다.
키움증권[039490]은 미국 주식을 처음 거래하는 투자자에게 비대면 계좌로 40달러를 입금해주는 행사를 이달 29일까지 진행 중이다.
대신증권[003540]은 4월 19일까지 미국 주식의 자동 적립 투자 설정한 투자자를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편의점 등에서 사용할 수 있는 모바일 쿠폰을 제공한다.
한국투자증권은 다음 달 2일까지 뱅키스 주식 계좌 보유 고객을 대상으로 기준 금액 이상 거래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해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주식을 주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증권사들은 미국 현지 종목 보고서를 번역 제공하거나 투자 아카데미도 진행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미국 종합금융회사 스티펄 파이낸셜과 손잡고 현지 애널리스트의 주식 리포트를 선별해서 번역해 하루 두 차례 개인 고객에게 제공한다.
종목은 정보 기술,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헬스케어 등 6개 핵심 분야에서 300개가 선정됐으며, 이는 국내 투자자의 수요와 시장 변화를 고려해 분기별로 재선정된다.
하나증권은 해외 투자에 관심이 많은 대학생을 대상으로 업계 최초 글로벌 투자 아카데미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대학생들에게 해외 주식과 해외 파생에 대한 기초 교육부터 매크로 분석, 종목 분석, 모의 투자 등 글로벌 투자에 대한 교육을 실시하는 것으로, 현재 20개 대학교 2천여 명을 대상으로 진행 중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엔비디아 주가 급등처럼 투자의 기회가 국내가 아닌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서 강하게 포착되다 보니 국내 투자자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증권사도 이러한 수요에 맞춘 서비스를 공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과열 우려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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