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멕시코 태양광 사업성 악화…ISDS 제소도 검토

입력 2024-03-17 07:01
한전, 멕시코 태양광 사업성 악화…ISDS 제소도 검토

2천800억원 수익 기대했지만…멕시코 정책변화에 사업 지연·수익률 악화

광해광업공단도 파나마 구리광산 폐쇄에 ISDS 제소 검토



(세종=연합뉴스) 차대운 기자 = 한국전력[015760]이 멕시코 정부의 정책 변화로 현지 태양광 발전 사업이 지연돼 사업성이 악화하자 투자자-국가 분쟁 해결 제도(ISDS)를 통한 손해배상 청구 필요성을 신중히 검토하기로 했다.

17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한전 감사 부문은 해외 투자 프로젝트를 대상으로 한 내부 감사 결과, 멕시코 태양광 프로젝트 지연으로 사업비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커지고 수익률도 불투명해진 것으로 진단하면서 ISDS 소송 제기 여부를 조속히 결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ISDS는 해외 투자자가 투자국의 법령이나 정책 등으로 피해를 봤을 때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ICSID) 등 기관의 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을 수 있는 제도다.

한전은 2019년부터 멕시코 현지에서 총 설비용량 294메가와트(㎿)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를 3곳을 건설해 35년간 운영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총사업비는 3억1천600만달러(약 4천200억원)로 한전의 자체 투자와 재무 투자자 유치, 대출로 채우는 방식으로 계획됐다.

이는 한전이 중남미에서 추진하는 첫 태양광 사업이자, 당시로서는 역대 최대 규모의 해외 신재생에너지 개발 사업이었다.

발전량 중 75%를 멕시코 연방전력공사(CFE)가 15년간 사기로 해 한전은 2034년부터는 출자금을 모두 회수하고, 사업 기간 중 총 2천800억원의 수익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렇지만 발전소 건설이 진행 중이던 2021년 멕시코는 정부 주도로 민간 기업의 시장 진입과 참여를 제한하는 방향으로 전력산업법을 개정했다.

이후 상업발전 허가가 나오지 않는 등 현지 인허가 지연이 잇따르면서 사업 진척이 크게 늦어졌다. 차입 자금 비용 증가 등으로 인해 한전은 사업비가 당초 계획보다 900억원가량 더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세 사업지 중 오루스·타스티오타 발전소가 각각 작년 3월과 올해 3월 준공됐고, 엘마요 발전소도 올해 하반기에 준공될 예정이다.

기대 투자 수익률은 사업 초기 단계에는 9.67%로 산정됐지만, 사업 환경 변화로 현재는 대대적 재무 모델 수정 전까지는 '산정 불가'라는 내부 판정이 내려졌다.

한전은 ISDS 제소 가능성에 관한 연합뉴스의 질의에 "멕시코 정부의 정책 문제는 해소돼 순차적으로 발전소 상업 운전을 달성 중"이라며 "ISDS는 신중하게 추진해야 하는 사안으로 잔여 공사가 완료되는 올해 하반기에 충분한 법률 검토 및 공동 사업주, 차관단, 한국 정부 등 이해관계자들과 협의를 거쳐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한국광해광업공단도 해외 투자 손실로 법률 대리인을 선임하는 등 ISDS 제소 여부를 내부적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파나마 대법원은 주민들의 환경권을 침해한다면서 광해광업공단이 10% 지분을 보유한 코브레파나마 구리 광산 폐쇄 판결을 한 바 있다.

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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