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이 언급한 '북한 자체 핵우산' 실체는
9번째 핵무기 보유국 평가…'핵보유국 인정'과 별개
스웨덴 SIPRI, 매년 北보유 핵탄두 수 추정 발표
(서울=연합뉴스) 이우탁 기자 = 2차 세계대전에서 핵무기의 위력을 실감한 세계 각국은 경쟁적으로 핵무기 개발에 나섰다.
핵무기를 보유하면 적국이 공멸을 각오하지 않는 한 공격해올 수 없다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핵억제(nuclear deterrence)' 개념이다.
이는 핵무기 보유국가 사이에도 적용된다. 다시 말해 적이 핵 공격을 가해올 경우 적의 핵 미사일 등이 도달하기 전에, 또는 도달한 이후에도 남아있는 핵 보복력을 이용해 상대방을 공격하는 보복 핵전략이 정립되는 것이다.
공멸의 핵 전쟁을 피하기 위해 핵보유국 사이에 '공포의 균형(balance of terror)'이 생긴다. 이를 상호확증파괴(mutual assured destruction·MAD)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런데 핵보유국이 핵무기가 없는 동맹국을 방어하기 위해 유사시 핵 전력을 제공해주는 경우가 있다. 이를 확장 핵억제(extended nuclear deterrence, END) 개념이라고 하고, 통상 이해하기 쉽게 핵우산(nuclear umbrella)이라고 부른다.
미국이 핵심동맹국인 한국과 일본에 제공하는 확장억제가 대표적인 핵우산 사례로 거론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공개된 러시아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은 자체 핵우산을 갖췄다"며 러시아는 도움을 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국제사회에서 9번째 핵무기 보유국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미국 등은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스웨덴의 싱크탱크인 스톡홀롬국제평화연구소(SIPRI)는 지난해 6월 12일 공개한 2023년도 연감(SIPRI Yearbook)에서 북한의 핵탄두 수가 그해 1월 기준으로 30기에 달한다고 밝혔다.
또 북한이 조립할 수 있는 핵탄두 수를 전년의 45기에서 55기보다 증가한 50기에서 70기 사이로 추정했다.
우리 국방부나 아산정책연구원 등은 최대 100기 이상의 핵탄두 외에도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HEU: High Enriched Uranium) 등 핵물질도 다량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핵투발장치인 미사일 전력 면에서도 북한은 미국 본토를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역량을 보유하고 있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에도 적극 나서는 것으로 평가 받는다.
북한 스스로도 이미 2017년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고, 2022년 9월에는 완성된 핵무력의 사용을 법제화하는 조치까지 마련했다.
푸틴 대통령은 "그들(북한)은 우리에게 어떤 것도 요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lw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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