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고려아연 현금배당 안건엔 '찬성'·유상증자 확대엔 '반대'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고려아연이 주주총회 안건을 놓고 최대주주인 영풍과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인 ISS가 사안별로 다른 권고를 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ISS는 최근 고려아연 주총 안건 중 1호·2-1호 의안에는 '찬성'을 2-2호·2-5호·3-8호 의안에는 '반대'를 각각 권고했다.
1호 의안은 지난해 재무제표 승인의 건으로, 1주당 현금배당금을 1만5천원으로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영풍 측은 "배당금이 전년보다 5천원 감소했다"며 반대하고, 고려아연은 "주주환원율이 76.3%로, 작년 50.9%보다 훨씬 높아졌다"며 반박하며 맞서는 가운데 ISS가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사업목적에 '전기공급 및 판매업'을 추가하는 내용 등을 담은 2-1호 의안에 대해서도 ISS는 '찬성'을 권고하며 고려아연 편에 섰다.
정관 변경을 위한 2-2호 의안의 경우 외국의 합작법인에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있도록 제한한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이 담겨 있어 고려아연과 영풍 측 입장이 극명히 엇갈린다.
영풍은 이에 대해 "사실상 제한 없는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가능해져 기존 주주의 주주권 침해가 우려된다"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ISS 역시 기존 주주에 대한 주식가치 희석 위험이 크다는 점을 들어 영풍 편에 섰다.
개정 상법을 반영해 주식소각 관련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의 2-5호 의안과 황덕남 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하는 3-8호 안건에 대해서도 ISS는 반대를 권고하며 영풍 편에 섰다.
ISS는 기업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 지침을 제시하는 전문 기관으로. 세계 투자자의 70% 이상이 ISS의 의견을 참고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현재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이 고려아연 지분 매입에 나서고, 이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맞서 지분을 사들이면서 양측 간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 측이 지분율을 33% 수준까지 올려 장 고문 측 지분율(32%)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고려아연은 오는 19일 서울 강남구 영풍빌딩에서 주총을 연다.
d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