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러 남서부 드론으로 집중 공격…오데사 참사 보복?
볼고그라드 등에 10여대 침투…오데사선 러 드론·미사일 연속 폭발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러시아의 거센 공세에 밀리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전장에서 멀지 않은 러시아 내륙 도시들에 집중적인 드론(무인기) 공격을 가했다.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8일 오전(현지시간) 남서부 볼고그라드주(州)에서 4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격추했다고 러시아 국방부가 밝혔다.
국방부는 성명에서 "오전 7시께 우리 영토 내 시설물에 드론을 이용한 테러 공격을 가하려던 우크라이나의 또다른 시도를 차단했다"면서 "볼고그라드주에서 방공시스템이 우크라이나 드론 4대를 제거했다"고 발표했다.
안드레이 보차로프 볼고그라드주 주지사도 이날 텔레그램 채널에 올린 글을 통해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 사실을 확인하면서 인명이나 재산 피해는 없다고 전했다.
볼고그라드시는 그러나 드론 공격에 뒤이어 관내 상공에 항공기 운항 제한 조치를 내렸다고 리아노보스티 통신은 전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앞서 전날 밤과 이날 새벽 사이에도 볼고그라드주와 접경지 벨고로드주 상공에서 러시아 방공시스템이 모두 12대의 우크라이나 드론을 파괴했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11대는 볼고그라드주에서, 1대는 벨고로드주에서 요격됐다고 설명했다.
우크라이나는 주요 전장인 자국 동부 지역에서 가까운 러시아 내륙 도시들에 수시로 드론 공격을 시도하고 있으나, 대부분 촘촘한 러시아 측 방공망에 요격되면서 큰 피해는 주지 못하고 있다고 러시아 관영매체들은 전한다.
7일부터 이틀에 걸쳐 이어진 볼고그라드주 등에 대한 드론 공격은 최근 들어 가해진 무인기 공격 가운데 유달리 강도가 높은 것으로 앞서 며칠 동안 이어진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남부 항구도시 오데사 공격에 대한 보복으로 보인다.
러시아군은 앞서 지난 2일 오데사의 한 아파트 단지에 드론 공격을 가해 아파트 건물이 심하게 부서지고 일부 주민이 잔해에 매몰됐다.
이 공격으로 어린이 5명을 포함해 12명의 아파트 주민이 숨졌다고 오데사주 행정당국이 밝혔다.
안드리 코스틴 우크라이나 검찰총장은 이날 공습이 민간인을 겨냥한 고의적인 공격이며 근처에 군사 시설은 없다고 분노를 표시했다.
이어 지난 6일에는 오데사를 방문한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가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함께 있던 장소에서 불과 500m 떨어진 곳에서 러시아 미사일이 폭발해 자칫 두 정상이 피해를 볼뻔한 위험한 상황이 벌어졌다.
미초타키스 총리는 이후 기자회견에서 미사일 공습을 경험했으며 "매우 강렬한 경험이었다"면서 "전쟁에 대해 신문으로 읽는 것과 귀로 듣고 눈으로 보는 것은 정말 다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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