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조되는 양안 긴장에…대만 국방장관 "걱정으로 잠 못 이뤄"
"이전에 없던 일 발생 중"…'선제공격' 요건 강화로 中영해 진입 반격 태세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양안(중국과 대만)을 둘러싼 긴장이 갈수록 고조되는 가운데 대만 국방부장(장관)이 이와 관련한 걱정으로 잠을 못 이룬다고 털어놨다.
8일 중국시보와 연합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추궈정 국방부장은 전날 입법원(국회) 대정부 질의에서 양안 간 군사 긴장 고조로 인해 매일 노심초사하고 긴장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이 대만해협 중간선을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중국 해·공군 병력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 진입과 군사 행동을 통해 정치적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전에는 없던 일이 발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추 부장은 양안 간 무력 충돌 여부와 관련해서는 이미 그런 상황이 거의 임박했다면서 전쟁만큼은 신중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하지만 "중국이 정세를 잘못 판단해 전쟁으로 대만에 '교훈'을 주려고 한다면 우리는 막을 길이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대만 진먼다오 해역에서의 중국 어민 사망 사고처럼 '총을 닦다가 격발되는 일'(擦槍走火) 같은 우발적 충돌이 발생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내놓았다.
추 부장은 이런 우려와 함께 돌발 상황에 대한 대비 태세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만군이 돌발 상황이나 전면 충돌로 확대를 막기 위해 '전쟁에 대비하되 (전쟁을) 추구하지 않고, 전쟁에 맞서 싸우고 피하지 않는다'는 대원칙에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선제공격' 요건과 관련해 국방부는 '중국군이 총 또는 포를 쏘는 것'에서 '중국 군용기·함정의 규정 위반(영공과 영해 진입)'으로 더욱 명확하게 수정했다고 강조했다.
중국군이 '규정'을 위반하는 경우 '선제공격'으로 간주해 반격할 수 있다는 입장을 확인한 것이다.
앞서 리창 중국 국무원 총리는 지난 5일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정부 업무보고를 통해 "'대만 독립' 분열 세력과 외래 간섭에 반대한다"고 강조하면서, 작년 고(故) 리커창 전 총리의 정부 업무보고 당시 포함됐던 '평화통일 프로세스 추진' 부분을 빼 눈길을 끌었다.
이를 두고 대만 안팎에서는 대만과 평화통일 의지를 드러내 왔던 중국이 무력 통일 의지를 더 강조한 것으로 해석한다.
한편, 대만 국방부는 전날 오전 6시부터 24시간 동안 대만 주변 공역과 해역에서 중국군 군용기 9대와 군함 5척을 각각 포착했으며 이 가운데 군용기 1대가 서남 공역에 나타났다고 밝혔다.
jinbi100@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