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北, 러에 포탄 150만발 보냈지만 절반은 못쓰는 것"
"낡은 무기 내주고 잠수함 기술 등 요구…러 자체 생산력 부족"
(서울=연합뉴스) 유철종 기자 = 북한이 현재까지 러시아에 150만 발의 포탄을 제공했지만 그중 절반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낡은 것이라고 우크라이나군 고위 정보장교가 주장했다.
6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총정보국(HUR)의 바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이후 양측 간 무기 거래가 이루어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은 현재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사용하고 있는 500kg 중량 탄도미사일도 공급했다고 덧붙였다.
스키비츠키 부국장은 인테르팍스-우크라이나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현재 이용 가능한 통계를 고려해 볼 때 러시아는 이미 북한으로부터 150만 발의 탄약을 수입했다"면서 "하지만 이 포탄들은 1970~80년대 생산된 것들로 그 중 절반은 작동하지 않고 나머지는 사용하기 전에 수리하거나 점검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오래된 물건을 내주고 국내 생산을 늘리면서 그 대가로 특정 기술, 특히 자체 방위산업 발전을 위한 미사일과 잠수함 기술 등을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제 탄도미사일의 러시아 공급에 대해 "러시아가 미사일 생산을 신속하고 강력하게 늘리기에는 자체 생산 능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면서 "그렇지 않다면 왜 북한에 요청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앞서 키릴로 부다노우 HUR 국장도 지난달 북한이 현재 러시아의 최대 무기 공급국 역할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는 "이를 통해(북한의 무기공급으로) 러시아가 조금 숨을 돌릴 수 있게 됐다"면서 "북한의 도움이 없었다면 (러시아) 상황은 재앙적이었을 것"이라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닷새 동안 러시아를 방문해 극동 보스토치니 우주기지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했다.
그는 현지 군수공장을 방문하고 전투기·미사일 시스템을 살펴보는가 하면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러시아 해군 기지를 방문하기도 했다.
공식 발표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김 위원장의 방러 기간에 북한이 무기를 지원하는 대가로 러시아로부터 위성 기술 등을 제공받기로 합의한 것이 분명하다고 타임스는 분석했다.
우리 군 당국은 앞서 지난해 7∼8월 이후 북한에서 러시아로 포탄 300만 발 이상을 실을 수 있는 컨테이너 약 6천700개가 넘어갔다고 밝혔다.
그 사이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한글이 표기된 북한제 포탄과 KN-23, KN-24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잔해가 잇따라 발견되기도 했다.
하지만 러시아와 북한은 일관되게 무기 거래 사실을 부인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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