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FP "수단 내전, 최악 기아 위기 촉발할 수도"

입력 2024-03-06 19:03
WFP "수단 내전, 최악 기아 위기 촉발할 수도"

인구 5%만이 하루 한 끼 식사 감당



(요하네스버그=연합뉴스) 유현민 특파원 =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11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수단의 내전이 세계 최대의 기아 위기를 촉발할 위험이 있다고 6일(현지시간) 경고했다.

신디 매케인 WFP 사무총장은 이날 인접국 남수단 방문을 마무리하면서 "수단의 기아 비상사태가 심화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매케인 사무총장은 남수단에서 내전을 피해 탈출한 수단 피란민 가족 등을 만났다.

WFP에 따르면 수단 전역에서 1천800만명이 심각한 식량 위기에 직면했다. 그중 500만명은 기근에 가까운 재난 수준의 기아에 처해 있다.

그러나 수단에서 내전 중인 정부군과 준군사조직 신속지원군(RSF) 양측의 방해로 WFP는 긴급 식량을 충분히 지원하지 못하고 있다.

WFP에 따르면 수단에선 현재 수단 인구의 5%만이 하루 한 끼를 먹을 수 있고 긴급 수준의 기아에 직면한 사람들의 90%에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남수단 주요 국경 통과지점의 환승센터에선 수단 어린이 5명 중 1명꼴로 영양실조 상태고, 굶주린 채 도착한 피란민은 난민 캠프에서 더 큰 굶주림에 시달린다고 WFP는 강조했다.

매케인 사무총장은 "20년 전 다르푸르에서 세계 최악의 기아 위기가 발생했을 때 전 세계가 힘을 합쳐 대응했다"며 "하지만 오늘날 수단 사람들은 잊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백만의 생명과 지역 전체의 평화와 안정이 위태롭다"며 "전투를 멈추고 모든 인도주의 기관이 생명을 구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수단에서는 지난해 4월 15일 정부군과 RSF의 무력 충돌 발발 이후 유혈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양측의 분쟁으로 지금까지 1만2천명 이상 숨지고 800만명 넘는 피란민이 발생했으며 이 가운데 150만명 이상이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추정된다.

hyunmin623@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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