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EU, '값싼 中전기차' 유입에 부글…관세 장벽 높이나

입력 2024-03-06 16:39
미·EU, '값싼 中전기차' 유입에 부글…관세 장벽 높이나

美정계 '대중 강경파', 관세 대폭 인상 제안…상원엔 법안도

EU, 중국 전기차 보조금 문제 삼아 징벌적 관세 검토

(서울=연합뉴스) 김문성 기자 =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이번에는 중국산 전기차에 칼을 겨누고 있다.

값싼 중국산 전기차의 수입 급증으로 자국 자동차 생산업체와 근로자가 피해를 볼 수 있다며 관세 장벽을 높일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중국과의 새로운 통상 마찰이 우려된다.

미 공화당의 마르코 루비오 상원의원은 5일(현지시간) 중국산 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범람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수입 관세를 2만달러(약 2천600만원) 인상하자고 제안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대중 강경파로, 상원 정보위 공화당 간사인 루비오 의원은 특히 중국 자동차업체가 멕시코 등 다른 나라에서 생산한 차량에도 똑같이 관세를 물리고, 엄격한 북미 자유무역 규정을 충족하는 전기차로 보조금 지급을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다.

루비오 의원은 이런 관세가 값싼 중국산 차량의 유입으로부터 미국 자동차 제조업체와 근로자를 보호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공화당의 조시 홀리 상원의원은 지난달 말 중국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현재의 27.5%에서 125%로 올리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했다.

이 법안은 중국 자동차 업체가 만든 자동차라면 생산 지역과 상관 없이 125% 관세를 부과하도록 했다.

지난해 4분기 미국 테슬라를 제치고 세계 전기차 판매량 1위에 오른 중국 비야디(比亞迪·BYD)가 멕시코공장 설립을 추진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최근 나온 이후에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규제 강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비야디가 멕시코를 대미 수출 기지로 삼을 수 있다고 미 자동차 업계는 우려한다.

오는 11월 미 대선을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의회 양당 지도부는 중국산 전기차 수입 제한 조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자동차 산업 종사자들의 표심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은 지난주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국가 안보의 위험을 초래하는지 조사에 나섰다고 밝혔다.

또 해킹 우려가 제기된 중국산 커넥티드카(무선네트워크로 자율주행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카)의 미국 시장 진출을 제한할지도 검토에 착수했다.

이에 대해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지난 4일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은 국가안보를 핑계로 중국 자동차의 정상적인 수출을 방해하고 있다"며 필요할 경우 강력한 조치를 하겠다고 경고했다.



EU도 중국산 전기차 수입에 제동을 걸려고 한다.

EU 집행위원회는 올해 11월까지 예정된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反)보조금 조사가 끝나기 전인 7월에 징벌적 성격의 잠정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EU 집행위는 중국 당국이 자국 전기차 업체에 보조금을 줘 유럽 업체와 불공정 경쟁을 벌이고 있는지 지난해 10월 조사에 착수했다.

EU 집행위는 관련 문건을 통해 중국산 전기차가 보조금을 받고 있다는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EU의 중국산 전기차 수입은 EU 집행위의 조사 이후에도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EU 집행위는 이런 속도로 중국산 전기차 수입이 계속 늘어나면 EU 전기차 업체들의 피해 복구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EU 주재 중국상공회의소는 EU의 중국산 전기차 수입 급증은 늘어나는 유럽의 수요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kms123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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