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외정보국 국장 "나발니는 자연사했다"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 반정부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의 사망 원인에 대해 러시아 고위 정보 당국자가 '자연사'라고 말했다.
세르게이 나리시킨 러시아 대외정보국(SVR) 국장은 5일(현지시간) 러시아 국영 TV 진행자 블라디미르 솔로비요프의 라이브 방송에서 "나발니는 실제로 자연적인 원인으로 죽었다"고 밝혔다.
나리시킨 국장은 나발니의 죽음에 서방이 관여했느냐는 물음에 "나는 이것이 일종의 특별한 계획이었다고 생각지 않지만 슬프게도 모든 사람은 언젠가 죽는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나발니 사망 원인을 러시아 고위 당국자가 밝힌 것은 처음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롯한 러시아 고위 관리들의 부정부패를 폭로했던 나발니는 '극단주의' 혐의 등으로 시베리아 최북단 야말로네네츠 자치구의 제3 교도소에서 복역하던 중 지난달 16일 갑자기 사망했다.
당시 러시아 교정 당국은 나발니가 산책 후 쓰러졌고, 응급조치에도 결국 사망했다면서 정확한 사인을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
나발니 대변인인 키라 야르미시는 지난달 22일 나발니 어머니 류드밀라 나발나야가 아들의 시신을 확인했을 때 사망진단서에 사인이 '자연사'라고 기재돼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나발니 가족과 동료들은 나발니가 살해된 것이라고 주장한다. 서방 국가들도 나발니 사망에 러시아 정부와 푸틴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며 독립적인 국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크렘린궁은 나발니 살해 의혹에 대해 "터무니없다"며 일축했다.
나리시킨 국장은 "서방이 나발니 관 옆에서 사탄의 춤을 추려고 한다는 것은 역겹지만 예상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또 나발니가 벨라루스 야권 지도자 스뱌틀라나 치하노우스카야,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 후안 과이도와 함께 "서방의 주요 전략적 실패 사례"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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