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충칭 네덜란드 총영사관 철수…"기업활동 제한 때문"

입력 2024-03-05 09:38
中 충칭 네덜란드 총영사관 철수…"기업활동 제한 때문"

네덜란드, 서방의 중국 견제 전선 핵심…자국 반도체 업체 ASML 제품 中수출 제동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서방의 대(對)중국 첨단 기술 견제에 동참하고 있는 네덜란드가 중국 충칭 주재 총영사관을 폐쇄하기로 했다.

5일 주(駐)중국 네덜란드대사관 공식 소셜미디어(SNS)에 따르면 대사관 측은 지난 1일 공지를 통해 충칭 주재 총영사관 문을 당일부터 닫는다고 밝혔다.

네덜란드대사관은 "우리는 충칭시 정부가 우리에게 해준 우호적 협력에 감사하고, 양자 간 관계에 계속 힘쓸 것"이라며 네덜란드대사관이 충칭·쓰촨·산시(陝西)·윈난·구이저우 업무까지 담당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네덜란드 측이 지난 1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 열린 외국인 투자자 모임에서 총영사관 폐쇄 소식을 알리면서, 네덜란드 기업이 해당 지역에서 존속하는 데 제한이 생겼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중국 외교부는 "모든 국가는 해외 사무실 설치·폐지를 결정할 권리를 갖고 있다"며 "네덜란드 결정을 존중한다"고 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네덜란드의 이번 조치는 해외 투자에 목마른 중국이 미국·유럽연합(EU) 등 서방과 무역·기술 문제로 마찰을 빚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특히 세계적인 반도체 장비 제조업체 ASML을 보유한 네덜란드는 대중국 견제 전선의 핵심에 있다. ASML은 올해 초 네덜란드 정부가 중국 수출 일부 품목에 제동을 걸었다고 밝혔고, 중국은 이런 결정의 배후에 미국의 '안보' 공세와 과학·기술 봉쇄 전략이 있다고 비난했다.

최근에는 네덜란드 공영방송 기자 2명이 청두 은행 시위 사건을 취재하다 중국 당국에 붙잡혀 몇 시간 동안 구금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중국 주재 외신기자클럽이 성명을 발표하는 등 사안이 해외 매체에서 관심을 끌자 중국 외교부는 1일 브리핑에서 "구체적인 상황은 모르지만, 원칙적으로 중국은 상주 언론과 외국 기자의 합법적 권익을 보장한다"며 "우리는 외국 기자들이 중국 법규를 준수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xi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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