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차기 방위비 협상대표 임명…조만간 협상 착수할듯(종합)

입력 2024-03-05 09:45
수정 2024-03-05 15:10
한미, 차기 방위비 협상대표 임명…조만간 협상 착수할듯(종합)

한국 이태우·미국 린다 스펙트…2026년 적용 12차 SMA 협상 조기 착수



(서울·워싱턴=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김동현 특파원 = 한미 정부가 오는 2026년부터 적용될 제12차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체결을 위한 협상 대표를 임명했다.

이에 따라 한미 양국은 머지않은 시일 내에 방위비분담 협상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교부는 5일 방위비분담 협상대표로 이태우 전 주시드니총영사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이태우 협상대표는 북핵외교기획단장, 북미국 심의관, 주미국대사관 참사관 등을 역임한 직업 외교관이다. 외교부는 "한미동맹의 다양한 분야에 걸친 업무 경험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협상대표단은 외교부, 국방부, 기획재정부, 방위사업청 등 소속 관계자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외교부는 덧붙였다.

이태우 협상대표는 최근 한국에 입국해 차기 SMA 협상 착수를 위한 준비를 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 당시 진행된 제11차 SMA 협상 때는 경제관료 출신인 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현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한국 협상대표를 맡았다.

앞선 방위비 분담 협상은 1∼5차는 국방부 인사가, 6∼10차는 외교부 인사가 대표를 맡아왔다는 점에서 당시 정은보 대표 임명은 파격으로 여겨졌다. 이번 12차 협상은 다시 직업 외교관이 이끌게 됐다.

미국 국무부도 같은 날 정치군사국의 린다 스펙트 안보협상·협정 선임보좌관이 한미 방위비 협상에서 국무부·국방부 등이 포함된 미측 대표단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국무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스펙트 선임보좌관은 미 전략사령관의 외교정책 보좌관 등을 지내고 튀르키예 아다나 주재 미국 영사관에서 근무했으며 경제제재 담당 부서에서 고위직을 지냈다.

SMA는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서 한국이 부담할 금액을 규정하는 협정으로, 한미는 지난 2021년에 2020∼2025년 6년간 적용되는 11차 SMA를 타결한 바 있다.

11차 SMA 종료 기한을 2년 가까이 남겨둔 시점에 양국이 차기 SMA를 위한 협상을 시작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이를 놓고 일각에선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최근 방미한 한국 고위 당국자는 "보통 협상에 1년 이상 걸리므로, 당연히 금년에 움직임이 있어야 한다"면서 "대선에 상관없이 타임 프레임을 염두에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미 정부가 방위비 분담 협상대표를 임명함으로써 차기 SMA 협상 조기 착수가 공식화된 것으로 평가된다. 조만간 첫 협상 개최를 위한 일정 조율 등에 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외교부는 "양측 대표단은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고 한미동맹을 더욱 공고히 하는 생산적인 협의를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bluekey@yna.co.kr, kimhyo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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