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반군 "홍해 해저케이블 훼손은 美·英의 적대행위 때문"

입력 2024-03-05 01:40
예멘 반군 "홍해 해저케이블 훼손은 美·英의 적대행위 때문"



(이스탄불=연합뉴스) 김동호 특파원 = 이란의 지원을 받는 예멘 반군 후티가 최근 홍해에서 발생한 해저 인터넷 케이블 훼손의 배후로 자신들과 무력 대치중인 미국과 영국을 지목했다고 AP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반군이 통치하는 예멘 수도 사나의 교통부는 이날 "영국과 미국 해군의 예멘에 대한 적대행위로 인해 홍해의 해저 케이블이 절단됐으며, 국제 통신망 안전과 정보 흐름이 위태로워졌다"는 입장을 냈다.

또 후티는 해저 케이블을 공격 목표로 삼지 않았다며 자신들을 향한 의혹을 부인했지만, 이런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제시하지 않았다.

앞서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달 24일 홍해에 설치된 해저 케이블 3개가 훼손됐다고 지난 2일 보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홍콩의 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인 허치슨글로벌커뮤니케이션스(HGC)는 절단된 해저 케이블 3개 중에 유럽과 인도를 잇는 '아시아-아프리카-유럽 1' 회선이 포함됐다고 전했다.

나머지는 통신업체 시콤(Seacom), TGN-걸프 등이 운영하는 부분이다.

HGC는 "절단된 회선은 홍해를 지나는 인터넷 통신량의 25%에 영향을 미친다"며 "트래픽 경로 변경 작업을 시작했다"고 부연했다.

다국적 통신회사 시콤은 "초기 점검 결과 영향을 받은 부분이 홍해 남부의 예멘 내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일부 서비스가 중단됐으며 가능한 부분에 있어서 트래픽을 우회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고로 인터넷이 완전히 끊기지는 않았지만, 인도, 파키스탄과 동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연결이 불안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블의 손상 원인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으며 후티 반군과 맞서는 예멘 정부는 지난 달 초 후티가 케이블을 파괴하겠다는 위협을 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최근 반군의 공격을 받은 일부 선박의 닻이 수심이 얕은 홍해 바닥까지 닿아 케이블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d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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