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올해 전인대 폐막 때 총리 기자회견 없다"…30여년만에 폐지
양회 개막일에 발표…'6억명, 월수입으로 집세도 못내' 2020년 故리커창 소신 발언 계기로 주목
1993년 주룽지 때 정례화 불구 '시진핑 주석 3연임' 중엔 못볼 수도…"장관 기자회견·도어스테핑 늘릴 것"
(베이징=연합뉴스) 정성조 특파원 = 중국의 연례 최대 정치행사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4일 개막한 가운데, 양회 한 축인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폐막 시점에 통상 개최됐던 국무원 총리의 내·외신 기자회견이 열리지 않는다.
러우친젠 전인대 14기 2차회의 대변인은 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연 사전 브리핑에서 "올해 전인대 폐막 후 총리 기자회견을 개최하지 않는다"며 "특별한 상황이 없다면 이번 전인대 후 몇 년 동안 더는 총리 기자회견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1991년 리펑 총리가 처음 실시한 이후 1993년 주룽지 총리 시절 정례화된 총리의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은 적어도 향후 몇 년간은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초유의 3연임 집권 중인 시진핑 중국주석 임기인 2028년 3월까지는 이 기자회견이 없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중국의 서열 2위이자 중앙정부 수장인 국무원 총리는 통상 연례 전인대 회의 개막일에 정부공작보고(정부업무보고)를, 폐막일에는 대미를 장식하는 내·외신 기자회견을 해왔다.
특히 생방송으로 송출되는 총리의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은 취재 환경이 까다로운 중국에서 국가 최고위급 책임자가 직접 기자들을 마주해 질문을 받는 매우 드문 기회였기 때문에 전 세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작년에 물러난 고(故) 리커창 전 총리는 2020년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 "중국인 6억명의 월수입은 1천위안(약 18만5천원)밖에 안 된다. 1천위안으로는 중간 규모 도시에서 집세를 내기조차 어렵다"는 '소신 발언'을 해 세계를 깜짝 놀라게 하기도 했다.
리 전 총리가 언급한 수치는 그간 중국 정부가 공개하지 않던 내용이었고, 시 주석이 선전해온 '샤오캉(小康·모든 국민이 편안하고 풍족한 생활을 누림) 사회 건설'에 대한 정면 반박으로 읽힐 수 있다는 점에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리커창 전 총리도 이듬해 전인대 폐막 기자회견에서는 일부 민감한 질문에 답변할 때 메모를 쳐다보는 등 '교과서'적인 답변으로 일관했고, 이런 경향은 2022년에도 이어졌다.
작년 전인대를 통해 총리에 취임한 리창 총리 역시 기자회견에서 경제 성장에 대한 자신감과 미중 협력의 필요성, 부패 문제 무관용 등 입장을 피력했으나 준비를 벗어난 발언은 없었다.
이날 러우 대변인은 총리 기자회견을 없애는 대신 "미디어센터에서는 부장(장관) 기자회견과 '부장 인터뷰'(장관이 전인대 회의장으로 가는 길목에서 기자들을 만나 질문을 받는 방식)의 횟수와 참가 인원을 늘리고, 국무원 관련 부문의 주요 책임자가 외교·경제·민생 등 주제에 관해 내·외신 기자 질문에 답함으로써 정책 조치와 사회적 관심 문제에 관해 깊이 있는 설명을 하도록 초청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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