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에너지업계 "이젠 지열발전"…24시간 생산·발전단가 낮아져
WSJ "셰브런·BP 등 지열에너지 사업에 대규모 투자"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미 에너지업계가 셰일오일 탐사·시추 기술을 기반으로 지열 발전 사업에 눈을 돌리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셰브런, BP, 데본에너지 등 메이저 에너지 업체들은 최근 지열에너지 스타트업 및 프로젝트에 저마다 수천억원대 자금을 쏟아붓고 있다.
지열에너지 스타트업 퍼보 에너지의 경우 최근 데본에너지와 사모펀드로부터 투자금 2억4천400만달러(약 3천200억원) 모집에 성공했다. 투자금 중 1억달러(약 1천330억원)는 데본에너지가 제공했다.
셰브런이 초기 투자자로 참여한 캐나다의 지열에너지 스타트업 이버 테크널러지는 최근 BP로부터 1억8천200만달러(약 2천4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금을 유치하기도 했다.
미국 '셰일 붐'을 일으킨 초기 개척업체 중 하나인 체서피크 에너지도 최근 지열에너지 스타트업 세이지 지오시스템즈의 초기 투자자로 참여했다.
지열발전이란 지표면 아래 지열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방법이다.
땅속 깊은 곳에 물을 투입하고 지열로 데워진 물을 회수해 터빈을 돌리는 게 기본적인 전력 생산 방식이다.
미 에너지업체들이 지열에너지 사업에 관심을 기울이는 배경은 셰일오일 시추 기술을 지열에너지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데다 지질 분야 전문인력을 이미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셰일오일 업계는 치열한 경쟁 속에 살아남기 위해 수압파쇄(프래킹) 공법을 지속해 발전시키며 시추 효율성을 높여왔다.
특히 수직으로 구멍을 뚫은 뒤 셰일 암반층을 따라 수평으로 고압 파쇄를 해가며 시추 작업을 해나가는 수평 시추법이 지열 발전 단가를 낮추는 데 기여할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지열발전은 그동안 탐사 및 시추 과정에 투입되는 높은 비용 탓에 태양광이나 풍력 등 다른 친환경 에너지 대비 투자가 저조했다.
한편 친환경 에너지로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가동하고자 하는 빅테크(대형기술기업)의 전력 수요도 지열에너지 투자를 확대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지열발전은 날씨 변화에 따라 전력 생산량이 달라지는 태양광발전이나 풍력발전 등 다른 친환경 에너지 발전과 달리 24시간 지속해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미 정부도 지열발전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미 에너지부는 2050년까지 지열에너지가 미국 내 6천500만 가구 이상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WSJ은 전했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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