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양회서 부동산 해법 논의 전망…"은행 통해 뇌관 제거 가능성"
BI 보고서…"성장목표 달성, 신품질 생산력에도 은행이 핵심 역할"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중국이 연례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기간에 부동산 문제를 주요 의제로 논의하고 향후 은행을 중심으로 한 문제 해결 시도를 강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3일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마빈 천 선임 전략가 등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좀처럼 회복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부동산 경기 둔화 대응과 주택시장 심리 안정화 등이 주요 의제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중국 당국이 강조해온 보장형 주택(저가 서민 주택)과 성중촌(城中村·도시 내 낙후지역) 개발 등이 논의될 가능성도 거론된다는 것이다.
앞서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지난해 말 중국개발은행 등 3곳을 통해 3천500억위안(약 64조5천억원) 규모의 자금을 공급하기로 한 바 있는데, 해당 자금이 이들 사업에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프랜시스 찬 BI 선임 애널리스트는 별도 보고서를 통해 양회 이후 중국 경제를 되살리는 과정에서 중국공상은행(ICBC)을 비롯한 대형 은행들의 책임이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부동산 문제와 '지방정부 자금 조달기관'(LGFV) 등 '시한폭탄'을 해체하는 한편 최근 강조되는 '신품질 생산력'(新質生産力) 목표와 5% 내외로 예상되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 달성 등에 있어서 은행이 핵심 역할을 맡게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당국은 진행 중인 공사를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화이트리스트'에 포함된 사업들에는 자금을 지원하도록 시중은행들에 이미 요구한 상태다.
지난달 20일 기준 화이트리스트에는 총 5천349건의 프로젝트가 포함됐고, 이 가운데 162개 프로젝트가 총 294억3천만위안(약 5조4천억원)을 대출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과거 중국 지방정부들은 LGFV로 불리는 특수법인을 통해 공식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음성적인 부채를 조달해 건설사업을 진행한 경우가 많았는데,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늘어난 LGFV 문제 해결에도 은행들의 역할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챈 애널리스트는 BI 자체 추산 결과 중국 4대 국유은행으로 불리는 공상은행·농업은행·중국은행·건설은행의 LGFV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6조2천억 위안(약 1천146조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어 "'LGFV 부채에 대해 낮은 이자로 상환을 연장해주라'는 중국 당국의 요구에 은행들이 귀 기울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또 대출 부담을 낮추고 시중 유동성을 공급하기 위해 인민은행이 주요 정책 금리를 인하하는 등 완화적 통화정책을 이어갈 것으로 봤다.
그는 그러면서도 은행의 정책 수단적 성격이 강해질 경우 장기적으로 '저주'가 될 수 있다며 부작용을 경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BI 보고서는 최근 세계적으로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치열한 상황을 반영해 이번 양회에서는 기술 혁신이 주요 의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혁신 친화적인 법안 등이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이 내수 소비 진작에 신경 쓰고 있는 만큼 가전제품 소비와 외식·여행 촉진 등도 양회 기간에 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외식·여행 등 서비스 부문이 올해 내수 소비를 주도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아다 리 선임 애널리스트 등은 "사람들의 이동을 장려하는 정책이 외식·여행 소비를 진작할 수 있다"면서도 "백색가전 소비를 장려하는 추가 조치가 나온다고 해도 수요를 되살리기에 충분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sch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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