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법원, 트럼프 '대선 뒤집기' 면책특권 주장 심리키로
'보수 우위' 대법원, 후보 자격 이어 면책특권도 판단
재판 3~5개월 늦어질 듯…"트럼프에 유리" 평가
트럼프, 대법원 결정 환영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미국 대법원이 28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에 대한 면책 특권 주장에 대해 심리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확실시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선 출마 자격 문제에 이어 재임 중 발생한 1·6 의회 폭동 사태 및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와 관련한 면책 특권에 관해서도 대법원의 판단을 받게 됐다.
보도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날 2020년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기소와 관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 특권 주장을 기각한 워싱턴 DC 연방 항소 법원의 판결 효력을 중단해 달라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러면서 이 사건의 판단 범위를 '전직 대통령이 재임 중 한 행위에 대해 형사 기소를 면제받을 수 있는지, 그렇다면 면제 범위는 어디까지로 제한되는지'로 설정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다음 달 19일까지 첫 변론서를 대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을 기소한 잭 스미스 특검 측은 4월 8일까지 특검 측 입장을 서면으로 법원에 제출할 것을 요청받았다.
대법원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최종 변론서를 4월 15일까지 접수한 뒤 같은 달 22일 구두 변론 기일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외신들은 대법원의 이날 결정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리한 상황을 맞게 됐다고 평가했다.
자신의 수많은 법적 문제를 약화할 수 있는 '면책 특권' 주장에 대한 판단을 받을 기회를 얻은 것은 물론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어떤 판단을 내놓든지 일단 관련 재판을 몇 달간 지연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스티브 블라데크 텍사스대 로스쿨 교수는 "이번 결정으로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편으로 더 기울 것인지를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대선 결과 뒤집기 시도와 관련한 재판이 적어도 3~5개월은 지연될 거라는 점"이라며 "종국적으로 대법원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을 배척한다고 해도 이건 큰 승리"라고 짚었다.
대법원은 모두 9명의 종신직 대법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가운데 6명이 현재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이 중 3명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당시 임명한 대법관들이다.
대법원은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대선 출마 자격 박탈을 결정한 콜로라도주 대법원의 판결에 대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상소를 받아들여 현재 심리를 진행 중이다.
로이터는 "이번 결정으로 보수 측이 6대 3으로 우위를 점한 미국 최고 사법 기관이 다시 한번 선거 싸움으로 들어가게 됐다"고 짚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법원의 결정을 환영했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환영 입장을 밝히며 "대통령에게 면책 특권이 없다면 대통령은 미국의 최선의 이익을 위해 제대로 역할을 하거나 결정을 내릴 수 없을 것"이라면서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스미스 특검 측은 대법원의 결정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 변호인단은 이달 12일 대선 결과 뒤집기 혐의 기소와 관련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면책 특권 주장을 기각한 워싱턴 DC 연방 항소 법원의 판결에 대해 대법원에 효력중지 처분을 신청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신청서에서 "재임 기간 (행위에 대한) 완전한 면책 특권을 주장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주장은 상소를 위해 세심한 준비를 필요로한다"며 상소 제기 이전까지 2심 법원의 판결에 대한 효력을 중단해달라고 요청했다.
hrse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