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발니 지지자들 '대선일 시위' 촉구…크렘린궁 '불법' 경고
나발니 대변인 "주말 공개 추모 장소 못 찾아…시설들이 거부"
(서울=연합뉴스) 강훈상 기자 = 옥중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의 지지자들이 공식 대통령 선거일인 다음 달 17일에 시위를 벌이자고 제안했다. 이에 크렘린궁은 불법 시위로 처벌받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7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나발니 지지자들은 다음 달 17일 정오에 투표소로 모이는 방식으로 현 정부에 항의를 표현하자고 촉구하고 있다.
나발니의 동료 레오니트 볼코프는 유튜브 영상에서 "이것은 나발니가 직접 남긴 정치 유언이자 그가 마지막으로 촉구한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생전에 나발니는 텔레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1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반대하는 유권자들은 정오에 투표소에서 줄을 서자"며 "이것은 완전히 합법적이고 안전한 정치적 행동"이라고 제안한 바 있다.
볼코프는 "이 시위는 이제 나발니를 애도하고 추모하는 행동"이라며 선거 전까지 최대한 많은 사람에게 나발니의 유언을 이행하자고 설득해 달라고 당부했다.
그러나 크렘린궁은 이러한 제안이 지지자들에게 법을 어기라고 호소하는 것과 같다며 경고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선거일 시위 제안을 들어보지 못했다면서 "소위 지지자라는 사람들은 러시아법을 위반하라는 도발적인 요구를 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요구에 응하는 사람들에게는 법적·법 집행적 결과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페스코프 대변인은 나발니가 사망 직전 수감자 교환으로 석방될 뻔했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이 문제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 정보가 없다"고 답했다.
전날 나발니 동료인 마리아 페브치흐는 나발니와 미국 국적자 2명을 독일에서 수감 중인 러시아 정보기관 출신 바딤 크라시코프와 교환하는 협상이 최종 단계에 있었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번 주말 나발니 추모 행사를 공개적으로 열겠다고 밝혔던 키라 야르미시 나발니 대변인은 이날 소셜미디어에 "지난 24시간 동안 장례식장, 상업 시설 등을 알아봤지만 나발니와 작별 인사할 장소를 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그는 동료들이 연락한 시설들이 '나발니' 이름만 언급해도 거부하거나 '나발니 지지자들과 일하는 것이 금지됐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hskang@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