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동부지역 전투력 증강…"美 한반도 군사활동에 대응"
우크라 전사자 44만4천명"…젤렌스키 발표치 14배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러시아는 한반도를 비롯한 태평양 지역에서 미국의 군사 활동이 증가하는 것에 대응해 러시아 동부 국경 지대의 안보를 강화한다고 27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은 이날 국방부 간부 회의에서 "미국은 한반도와 대만 지역의 긴장 고조를 구실로 서태평양 지역에 군 주둔을 확대하려고 한다"며 이에 맞서 동부 군관구 전투력을 높일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극동 지역을 포함한 동부군관구에 토네이도S 다연장로켓시스템(MLRS), TOR-M2 대공미사일을 포함한 최신 현대화 장비 200기 이상을 배치하기로 했다.
이 지역 부대들은 몽골, 인도, 라오스, 베트남과 함께하는 네 차례의 합동 국제 훈련에 참여할 예정이다.
쇼이구 장관은 올해 미국과 그 동맹이 올해 합동 훈련 규모를 확대하는 등 태평양 지역 활동을 늘릴 것이라면서 이같이 조치한다고 설명했다.
러시아는 태평양과 가까운 동부 국경뿐 아니라 유럽과 맞닿은 지역과 중앙아시아 지역 등 전방위적으로 군사력 강화를 위한 재정비에 나서고 있다.
전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핀란드에 이어 스웨덴으로 확대하는 것에 대응해 러시아 북서부 지역의 군사 행정 구역인 레닌그라드 군관구와 모스크바 군관구를 14년 만에 부활하는 명령에 서명했다.
쇼이구 장관도 이날 중앙아시아 방향의 군사 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중앙군관구에도 최신 무기를 배치하고 18개 군부대를 재편성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2022년 2월 24일부터 수행 중인 '특별군사작전'에서 우크라이나 군이 44만4천명 이상의 병력을 잃었다고 말했다.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지난 25일 기자회견에서 자국군 3만1천명이 전사했다고 밝힌 것보다 14배 이상 많다.
쇼이구 장관은 "우크라이나군은 지난해 초부터 하루 평균 800명 이상의 군인과 외국산을 포함한 120기의 다양한 무기를 잃고 있다"며 "우리 군의 단호하고 적극적인 행동 덕분에 우크라이나군의 전투 잠재력이 감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이 유럽에서 핵탄두 운반 수단을 채택하는 등 핵 능력을 강화하며 방사능·화학·생물학적 위협을 도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과 키예프(키이우)에 대한 군사·경제 지원을 희생하며 러시아를 봉쇄하려는 미국의 전략은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으로 무의미해졌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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