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필리핀, 남중국해 '부유식 장벽' 설치 놓고 또 갈등
中, 스카버러 암초 앞에 장벽 설치하자 필리핀 반발…철거됐지만 불씨 여전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이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 지역인 남중국해 스카버러 암초(중국명 황옌다오·黃岩島) 주변에 또다시 '부유식 장벽'을 설치하면서 필리핀의 반발을 샀다.
로이터통신은 위성 사진 분석을 통해 중국이 스카버러 암초에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부유식 장벽을 재설치했다고 26일 보도했다.
앞서 필리핀 해안경비대도 지난 25일(현지시간) 중국 해양경비대 보트가 부유식 장벽을 설치했다는 사실을 공개하며 자국 어업수산자원국 선박의 진입을 차단하기 위한 조치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중국 정부도 이같은 사실을 굳이 숨기지 않았다.
마오닝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같은 날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에 "필리핀이 황옌다오 해역에서 주권을 침해하는 조치를 취해 중국은 불가피하게 필요한 조치를 취한 것"이라고 밝혔다.
마오 대변인은 그러면서 "스스로의 영토주권과 해양 권익을 결연히 수호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다만 중국이 재설치한 부유식 장벽은 필리핀 선박들이 철수한 지 몇시간 만에 제거됐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필리핀 당국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스카버러 암초에 설치된 부유식 장벽을 놓고 양국간 갈등이 빚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중국이 지난해 9월 스카버러 암초 주변 바다에 부유식 장벽을 설치하자 필리핀 정부는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당시 설치된 장벽은 철거됐는데, 중국과 필리핀은 서로가 장벽을 철거했다고 주장하며 충돌하기도 했다.
중국은 남중국해에 U자 형태로 9개 선(구단선)을 긋고 이 안의 약 90% 영역이 자국 영해라고 주장한다.
필리핀은 국제상설재판소(PCA)에 소송을 제기했고 PCA는 중국의 영유권 주장이 국제법상 근거가 없다고 2016년 판결했지만, 중국은 이를 무시하며 필리핀·베트남 등과 지금도 분쟁 중이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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