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장 "우크라 침공 러, 식민시대 국경 인정한 阿서 배워야"
"식민통치국이 아프리카 국경 멋대로 그었지만 독립 후에도 유지"
자의적 역사해석 근거한 침공 비판…'우크라전 2년' 안보리 회의 참석
(뉴욕=연합뉴스) 이지헌 특파원 =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3일(현지시간) 역사 해석을 근거로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는 식민지 시대에 멋대로 그어진 국경선을 해방 이후에도 존중하고 유지해온 아프리카 국가들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이날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2년째를 맞아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고위급 회의에 참석해 "러시아의 전면적인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엔헌장과 국제법에 정면으로 위배된다"며 이처럼 말했다.
구테흐스 총장은 "모든 국경은 역사적 산물이고, 많은 커뮤니티가 국경선에 갈라져 살고 있다"며 "서로 다른 역사 해석이 전 세계에 만연한 상황에서 다른 역사 해석을 전쟁으로 다루는 것을 우리가 감당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식민 통치국이 아프리카 대륙의 국경을 펜으로 그어 만든 점을 상기시키면서 "해방 후 아프리카 지도자들은 국경 변화를 시도할 경우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고 더 큰 슬픔을 초래할 것이란 점을 이해했다"며 "우리는 아프리카 지도자들의 지혜를 존중하고 그 선례를 본받아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구테흐스 총장의 이런 발언은 자의적인 역사 해석을 근거로 우크라이나 침략을 정당화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궤변을 꼬집은 것으로 풀이된다.
푸틴 대통령은 862년이 '러시아 국가 수립'의 해이며, 우크라이나는 20세기 후반에 '창조'됐다고 주장하며 이를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동원해왔다.
p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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