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영풍의 배당확대 요구 일축…"영풍 요구 과도해"
반박 보도자료…"주주환원율 5%인 영풍, 고려아연엔 96% 요구하는 셈"
(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고려아연[010130]이 다음 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최대 주주인 영풍의 배당 확대 요구를 일축했다.
고려아연은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최근 공지한 배당 결의안과 관련해 "2023년 기말 배당 5천원에 더해 중간배당 1만원과 1천억원의 자사주 소각을 포함한 주주환원율은 76.3%로, 지난해 50.9%에 비해서도 훨씬 높아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환원액만 보더라도 2022년 3천979억원에서 2023년 4천27억원으로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다음 달 19일 주총 개최 일정을 공시하면서 주당 5천원의 결산 배당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영풍은 지난 21일 "작년 6월 중간 배당으로 주당 1만원을 배당한 것을 합하면 작년 현금배당액은 주당 1만5천원으로, 전년의 2만원보다 5천원 줄어든다"며 배당 확대를 요구했다.
고려아연은 이와 관련해 "영풍 주장대로 배당금을 높이면 주주환원율이 96%에 육박하는데, 기업이 모든 이익금을 투자나 기업환경 개선에 할애하지 않고 주주 환원에 쓰는 것은 장기적 관점에서 기업가치와 주주권익을 떨어뜨린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2022년 영풍의 주주환원율은 4.68%에 불과하다"며 "주주환원율이 5%도 안 되는 영풍이 고려아연에는 주주 권익 보호를 명분으로 96%에 육박하는 주주환원을 요구하는 셈"이라고 비판했다.
고려아연은 나아가 "영풍이 고려아연에 과도한 배당을 요구하는 이유는 부실한 경영실적 때문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영풍이 최근 5년간 매년 영업손실을 내 합산 영업적자가 1천371억원에 달하는데, 최근 5년간 고려아연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은 총 3천576억원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고려아연은 이어 "5년간 영풍이 본업으로 벌어들인 이익은 한 푼도 없다"며 "고려아연으로부터 수령한 배당금만으로 영풍의 당기순이익은 무려 2천205억 흑자로 전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영풍의 이번 배당 확대 요구에 대해 "고려아연 주주가 아니라 영풍 경영진을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영풍그룹 핵심 계열사인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세운 회사로, 현재 고려아연은 최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는 장씨 일가가 각각 담당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장형진 영풍그룹 고문 측이 고려아연 지분 매입에 나서고, 이에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맞서 지분을 사들이면서 양측 간 지분 매입 경쟁이 벌어진 상태다.
업계에서는 최 회장 측이 최근 지분율을 33% 수준까지 올려 장 고문 측 지분율(32%)을 넘어선 것으로 보고 있다.
d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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