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이-블링컨 뮌헨회의 발언 비교한 中 대변인 SNS 화제
왕이 '윈윈'이 인류의 미래" vs 블링컨 "테이블에 없으면 메뉴될 수도"
(서울=연합뉴스) 홍제성 기자 = '중국의 입'으로 불리는 화춘잉 외교부 부장조리(차관보) 겸 대변인이 중국과 미국 외교 수장의 발언을 대비시켜 올린 소셜미디어(SNS) 글이 중국 누리꾼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23일 중국신문망 보도에 따르면 화 대변인은 최근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을 통해 자신의 상관인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과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뮌헨안보회의 기간 중에 각각 한 발언을 비교해 사진과 함께 게재했다.
이에 따르면 왕이 위원은 "모두 패자가 되는 것(lose-lose)은 이성적인 선택이 아니며 윈윈(win-win)이야말로 인류의 미래"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왕 위원이 뮌헨안보회의 참석 직후인 지난 18일(현지시간) 스페인 코르도바에서 호세 마누엘 알바레스 스페인 외교장관과 회담한 뒤 진행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나온 것이다.
화 대변인은 그러면서 "당신이 국제 시스템상에서 테이블에 없다면 메뉴에 있을 수도 있다"는 블링컨 국무장관의 발언도 대비시켜 소개했다.
이 발언은 블링컨 장관이 독일·인도 외무장관도 참석한 뮌헨안보회의 패널토론에서 미중 간 긴장관계에 관한 진행자의 질문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신문망은 이에 대해 "이런 노골적인 발언은 미국의 강경한 입장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으로 누리꾼들의 주목과 함께 여론의 논쟁을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정치·외교적 기본 논리는 약육강식의 정글의 법칙이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런 반응은 이 발언이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시스템에 동참하지 않는다면 누구라도 먹잇감이 될 수도 있다는 의미로 해석한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중국 누리꾼들은 이 발언에 대해 "이것이 미국인의 사고방식", "이런 논리는 미국인을 메뉴에 포함시킬 것" 등의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화 대변인은 두 장관의 발언을 대비시키면서 "2024년의 뮌헨안보회의는 외교의 기로에 초점을 맞췄다"면서 "어떤 이념이 우리의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을까"라는 질문도 던졌다.
이는 '약육강식'의 미국 논리가 아닌 '상생공영'의 중국 논리가 국제사회에서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 위한 의도가 담긴 것으로 해석된다.
j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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