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훈센 일가, 캄보디아 수뇌부 장악…막내아들 부총리에
장남은 총리, 조카사위도 부총리…본인은 상원의장까지 맡을 듯
(하노이=연합뉴스) 김범수 특파원 = 훈센 전 총리 일가가 캄보디아 수뇌부를 장악해가고 있다.
22일 AFP통신에 따르면 캄보디아 국회는 전날 훈센의 막내아들인 훈 마니(41) 공무부 장관을 부총리로 승인했다.
앞서 훈센의 장남인 훈 마넷 총리는 "정부 정책을 가장 효율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인물"이라면서 동생인 훈 마니에 대한 부총리 임명 동의를 국회에 요청했다.
이에 따라 캄보디아 부총리 11명 중 2명이 훈센 일가로 채워지게 됐다.
훈센의 조카사위인 넷 사보에운도 부총리를 맡고 있다.
훈센 전 총리는 정치적 반대파를 탄압하면서 38년간 캄보디아를 통치했다.
그는 지난해 7월 23일 실시된 총선에서 집권 캄보디아인민당(CPP)이 전체 의석 125개 중 120개를 차지하는 압승을 거둔 뒤 총리직을 장남인 훈 마넷에게 물려주면서 부자간 권력 대물림을 완료했다.
또 차남인 훈 마닛(42) 캄보디아군 부사령관은 국방부 산하 정보부대장을 겸임하고 있다.
훈센은 슬하에 3명의 아들과 딸 2명을 두고 있다.
훈센은 퇴임 후에도 막후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는 총리 퇴임 후에도 집권당 의장과 국회의원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국왕 최고 자문위원장까지 맡고 있다.
오는 25일 상원의원 선거를 치른 뒤에는 상원의장까지 겸직할 걸로 알려졌다.
상원의원은 지방자치단체격인 코뮌(Commune) 평의회 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선출된다.
정당별 유효득표 수에 따라 58명이 선출되고 국회와 국왕이 2명씩 지명해 총 62명으로 상원이 구성된다.
상원은 정부와 의회 사이에서 조정자 역할을 하며, 상원의장은 국왕 부재시 국가원수 역할을 대행한다.
CPP는 재작년 6월 실시된 지방선거에서 1천652개 코뮌 중 1천648곳에서 평의회 대표직을 석권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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