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만난 보스니아 세르비아계 지도자 "나토 가입 반대"
푸틴, CIS 대통령들과 연쇄 회담
(모스크바=연합뉴스) 최인영 특파원 = 발칸반도 서부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이하 보스니아)의 세르비아계 지도자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나 보스니아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보스니아 내 세르비아계 반자치 스릅스카공화국의 밀로라드 도디크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러시아 타타르스탄공화국 수도 카잔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하면서 "우리가 나토 가입에 동의하는 것은 논리적이지도, 정상적이지도 않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서방의 개입 압력을 받고 있다"며 "그들(서방)은 우리가 대러 제재에 동참하게 하려고 매일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스니아는 나토 가입을 서두르고 있지만, 스릅스카공화국이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뿐 아니라 스릅스카공화국은 러시아와 세르비아의 지원을 받아 분리 독립을 주장하고 있어 보스니아를 비롯한 발칸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보스니아계(이슬람), 세르비아계(정교회), 크로아티아계(기독교)가 뒤엉킨 보스니아는 인종, 종교 간 갈등으로 1992∼1995년 내전을 겪었으며, 지금은 보스니아계와 크로아티아계가 지배하는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 연방과 세르비아계의 스릅스카공화국 등 두 체제를 이루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스릅스카공화국의 상황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이에 대해 대화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카잔에서 열린 '미래의 게임' 개막식 참석을 계기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독립국가연합(CIS) 지도자들과도 연쇄 회담하면서 지지를 확인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우리는 모두 3월 17일 러시아 대통령 선거를 기다리고 있다"며 "최종 결과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러시아는 당신의 권위 있는 지도력 아래 인상적인 성공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토카예프 대통령은 또 러시아가 카자흐스탄에 수력·화력발전소 5곳을 건설하기로 합의한 것에 감사를 표하고,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카자흐스탄을 거쳐 중국으로 향하는 가스관 건설에 대해서도 논의했다.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도 푸틴 대통령의 대선 승리를 확신한다고 말한 뒤 양국이 450억달러(약 60조원) 규모 공동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사디르 자파로프 키르기스스탄 대통령,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과도 회담하며 양국 관계가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개막한 미래의 게임은 신체 활동과 e스포츠, 로봇 공학, 증강·가상현실, 정보기술, 인공지능 등을 결합한 종목을 겨루는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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