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선 앞 또 러시아 스캔들?…"러, 바이든 겨냥 가짜의혹 흘려"
'바이든 부자 뇌물수수' 주장한 FBI 정보원 진술 법원서 공개돼
검찰 "러 당국자들 접촉 후 대선 영향 줄 거짓말 퍼뜨리고 있어"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그의 차남 헌터가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고 허위 진술을 한 혐의로 기소된 전 연방수사국(FBI) 정보원이 러시아 정보기관에서 관련 정보를 제공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법원에 제출한 문서를 통해 피의자 알렉산더 스미르노프가 "러시아 정보기관과 관련된 공무원들"이 헌터 바이든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데 관여했다는 진술을 했다고 밝혔다.
스미르노프는 전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인 2020년 6월 FBI에 우크라이나 에너지 기업 부리스마 임원들이 2015년 또는 2016년에 바이든 대통령과 헌터에게 각각 500만 달러(약 67억원)를 건넸다고 보고했다.
하지만 검찰은 이 진술이 허위라고 보고 지난주 스미르노프를 체포해 허위 진술 및 업무 방해 혐의로 기소했다.
검찰은 또 문서에서 스미르노프가 2023년 말 러시아 정보부 책임자와 통화했다면서 FBI 담당자에게 보고한 내용도 소개했다.
스미르노프는 당시 보고에서 "러시아 정부가 2024년 선거에서 '약점 잡기'로 사용할 수 있는 미국의 저명한 인사들의 호텔 내 휴대전화 통화 여러 건을 도청했다"는 내용을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FBI 담당자에게 자신이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을 돕기 위한 회의에 참여했으며 제3국에서 활동하는 암살단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고 보고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그가 작년 11월 러시아 정보 당국자들과 만난 후 미국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새로운 거짓말을 적극적으로 퍼뜨리고 있다"고 문서에 적시했다.
그러면서 스미르노프는 스스로의 삶의 가장 기본적인 세부 사항조차 진실을 말할 수 없는 '거짓말쟁이'라고 몰아붙였다.
헌터 바이든 관련 수사를 이끄는 데이비드 웨이스 특별검사는 지난주 스미르노프를 기소하면서, 스미르노프가 2020년 대선 당시 민주당 후보였던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편견'을 표현한 이후 거짓 뇌물 의혹을 제기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스미르노프는 검찰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법원 판단에 따라 이날 구금 상태서 풀려났다.
스미르노프의 주장은 공화당이 바이든 대통령과 가족에게 의혹을 제기하는 주요 근거로 활용됐다.
공화당이 다수당인 미 연방 하원은 지난해 12월 바이든 대통령의 탄핵 조사 결의안을 통과시킨 뒤 하원 감독위원회 등을 통해 이 뇌물 의혹을 포함한 비리 혐의를 조사해왔다.
차남 헌터는 뇌물 의혹에 더해 탈세와 불법 총기 소지 혐의로 기소된 상태다.
스미르노프가 러시아 개입을 진술하고 특검이 미국 대선 영향을 언급한 만큼 이 사건은 또 하나의 '러시아 스캔들'로 전개될 가능성이 있다.
러시아 스캔들은 트럼프 승리로 끝난 2016년 미국 대선 당시 트럼프 측 대선 캠프 인사들과 러시아 공작원들이 내통·공모를 하는 방식으로 러시아가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었다.
이 의혹은 FBI 수사와 의회 차원의 조사로 이어지면서 트럼프 정권 내내 엄청난 정치적 파문을 불러왔으나, FBI와 의회는 트럼프 측 인사가 러시아 정부와 선거 개입 활동을 공모하거나 조율한 구체적인 사실을 밝혀내지는 못했다.
withwit@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