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총선 2~3위 당, 연립정부 구성완료…칸 前총리 측 반발
의회, 오는 29일까지 정부 구성안 승인할 듯
(뉴델리=연합뉴스) 유창엽 특파원 = 최근 파키스탄 총선에서 연방하원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해 다른 정치 세력과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 들어간 파키스탄무슬림연맹-나와즈(PML-N)가 권력 분점에 합의하는 사실상 정부 구성을 완료했다.
21일(현지시간) AFP통신 등에 따르면 군부 지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PML-N은 협상 파트너인 파키스탄인민당(PPP)과 함께 전날 밤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난 8일 실시된 총선에선 임란 칸 전 총리가 이끄는 파키스탄정의운동(PTI)이 93석으로 최다 의석을 차지했다.
PML-N은 승리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을 깨고 75석으로 2위에 그쳤고, PPP는 54석으로 3위를 기록했다.
총선 개표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연립정부 구성 협상에 들어간 PML-N과 PPP는 이날 회견에서 셰바즈 샤리프 전 총리가 총리를 맡기로 확정했고 상징적 존재인 대통령직은 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전 대통령이 맡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양당은 다른 정당들과도 협상을 벌여 연립정부를 구성할 수 있는 연방하원 과반수를 확보했다면서 합의를 본 장관 내정자 명단도 수일 내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관련법에 따르면 연방하원은 오는 29일까지 연립정부 구성안을 승인하게 돼 있다.
샤리프 전 총리는 회견에서 "(건국한 지) 76년이 지났는데 우리는 (국제금융기관 등의) 대출에 의존하고 있고 이런 상황을 극복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새 정부가 출범하면 경제난 해소에 매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르다리 전 대통령은 2007년 암살당한 베나지르 부토 전 총리의 남편이자 PPP의 현 총재를 맡고 있는 빌라왈 부토 자르다리의 부친이다.
PML-N과 PPP는 1947년 건국 이래 군부가 쿠데타로 집권해 직접 통치한 30여년을 제외한 기간에 번갈아 가며 집권해 온 주요 정당이다.
이들 두 정당은 칸 전 총리가 2022년 4월 연방하원 불신임 가결로 총리직에서 물러난 뒤부터 작년 8월 연방하원이 해산될 때까지 연립정부를 운영했다.
칸 전 총리는 2018년 총선 승리로 총리에 오른 뒤 외교정책 등에서 군부와 마찰을 빚어오다가 총리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군부 반대 시위를 주도해오다 작년 8월 부패죄로 수감됐다.
그는 이번 총선에 출마할 수 없었고 그가 이끄는 PTI는 정당 상징 사용을 금지당해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그럼에도 이들 무소속 후보 진영은 군부에 저항하는 젊은층 등의 지지로 최다 의석을 확보했다.
군소정당과 연대해 연립정부 구성을 모색 중인 PTI 측은 PML-N과 PPP의 이번 발표에 반발했다.
PTI는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을 통해 "두 정당이 납세자 돈은 물론 선거 결과를 함께 훔치는 등 30년간의 여정에서 일부 칭찬할 만한 일을 했다"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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