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연 "금리 200bp 인상 시 車·조선·디스플레이 등 '위험'"
"고금리 장기화에 국내 제조기업 이자 부담 증가"
(서울=연합뉴스) 이슬기 기자 = 지난해 고금리 기조 속에 올해 상반기에도 금리 인하 기대감이 위축되면서 국내 제조기업들의 이자 부담 증가에 따른 재무적 안정성과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악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산업연구원은 21일 '고금리가 제조기업의 재무건정성에 미치는 영향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제조업 내 외감기업 1만2천57개사를 대상으로 시나리오를 분석해 이같이 밝혔다.
보고서는 금리 200bp(1bp=0.01%포인트) 인상 시나리오를 적용해 기업들의 평균 부담금리와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갚을 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을 예측했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기업들의 평균부담금리는 2022년 3.3%에서 지난해 4.7%로 상승한다는 예상치가 나온다.
이자보상배율은 2022년 2.5배에서 지난해 1.9배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자보상배율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큰 업종은 반도체, 석유제품, 석유화학, 정밀화학 등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또 금리 인상 시 재무건정성이 악화하는 정도에 따라 업종별로 '위험 산업군', '주의 산업군', '양호 산업군'으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위험기업은 유동 비율이 100% 미만이면서 이자보상배율이 1배 미만인 기업으로 정의했다.
제조업 전체 기준으로 살펴보면 2022년 위험기업 비중은 17.7%였지만, 금리 인상 시나리오 적용 후에는 22.5%로 약 5%포인트 증가했다.
제조업 내 16개 업종 중 위험 산업군에는 자동차부품, 조선, 자동차, 디스플레이, 가전 등이 포함됐다.
주의 산업군에는 석유화학, 정밀화학, 기계, 철강, 섬유, 전지 등이, 양호 산업군에는 반도체, 통신방송장비, 의약, 컴퓨터, 석유제품 등이 포함됐다.
보고서는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제조업 전반의 재무적 안정성, 수익성 및 중장기적 산업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선별적인 모니터링과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위험기업 비중이 높은 업종과 채무불이행 시 파급 효과가 큰 기업에 대한 선별적인 모니터링과 지원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열악한 차입 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금융지원도 대책으로 거론했다.
산업연은 "고금리로 인해 기업들의 장기적인 투자 여력이 위축된 상황에서 경영자금 융자 지원책이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며 "친환경, 디지털 전환 등에 요구되는 더 높은 수준의 기술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도록 연구개발(R&D) 수행 시 저금리 지원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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