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턴 "푸틴, 트럼프 재선시 크렘린궁서 축하 파티 열 것"
"푸틴, 허위 정보 전파하려 '바이든 선호한다' 발언" 주장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보다 조 바이든 현 대통령을 차기 대통령으로 더 선호한다고 밝힌 데 대해 트럼프의 핵심 참모였던 존 볼턴 전 국가안보보좌관이 속임수가 깃든 언사라고 주장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19일(현지시간) 미국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가 당선되면 크렘린궁에서는 축하 파티가 열릴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4일 자국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가 우리(러시아)에게 더 좋으냐"는 물음에 "바이든"이라고 답했다.
푸틴 대통령은 "(내 선택은) 바이든이다. 그는 더 경험이 있고 더 예측할 수 있는 인물이며 구식 정치인"이라며 "그렇지만 우리는 미국인들이 신뢰하는 어떠한 미국 대통령과도 공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이 푸틴 대통령의 솔직한 견해 표명인지 아니면 전략적 선전인지 불투명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볼턴 전 보좌관은 "명백하게 허위 정보를 전달하려는 노력"이라며 "트럼프가 어리석게 '사실은 나에 대한 칭찬인 줄 알았다'라고 말할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가 당선되면 의심의 여지 없이 크렘린궁에서는 축하 파티가 열릴 것"이라면서 "푸틴은 트럼프가 만만한 사람(easy mark)이라고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지난 15일 사우스캐롤라이나 유세에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방금 나에게 큰 칭찬을 해줬다" 언급한 바 있다.
안보 전문가 사이에서는 푸틴 대통령이 올해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우크라이나전 승패의 중대 갈림길로 보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선을 기대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 중단을 요구하고 있으며, 재집권하면 미국 재정을 아끼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영토 탈환과 관계없이 즉각 타협을 통해 전쟁을 끝낸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임 때부터 푸틴 대통령을 향해 종종 공개적 찬사를 보내며 '스트롱맨' 사이에 궁합을 과시해왔다. 지지난 대선 당시 불거졌던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 간 내통 의혹을 둘러싼 '러시아 스캔들'로 집권 1기 발목이 잡히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시아에서 반체제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가 급사하자 이후 사흘간 침묵하다가 지난 18일 소셜미디어에 자신이 나발니처럼 정치적으로 탄압받고 있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
또 19일에는 "나발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나에게 갈수록 미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각하게 한다"며 "모자란 급진 좌파 정치인과 사법부는 우리를 점차적인 쇠락의 길로 이끌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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