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제 징집' 미얀마 탈출 행렬…여권사무소 압사사고로 2명 사망
만달레이서 여권 신청자 5천여명 몰려 사고…대기표 암거래에 뇌물까지 오가
(방콕=연합뉴스) 강종훈 특파원 = 미얀마 군사정권의 강제 징집을 피해 나라를 떠나려는 행렬이 이어지는 가운데 수천 명이 여권사무소에 몰려 2명이 숨지는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20일 현지 매체 미얀마나우와 AFP통신 등에 따르면 전날 오전 미얀마 제2 도시 만달레이의 여권 발급 사무소에 군중이 몰려 사고가 났다.
여권을 받으려는 미얀마인 약 5천명이 밤새도록 줄을 서서 대기했고, 사무소가 열리자 한꺼번에 밀려들면서 아수라장이 됐다.
해당 사무소에서는 하루 약 2천명만 여권 발급 신청이 가능하다.
50대와 30대 여성이 압사했고, 1명은 인파에 밟혀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미얀마 군정은 최근 소수민족 무장단체의 거센 공세로 위기에 처하자 병력 보강을 위해 강제 징집에 나섰다.
군정은 18∼35세 남성과 18∼27세 여성의 2년간 군 복무를 의무화한 병역법을 시행한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군정은 미얀마 최대 명절인 4월 중순 신년 축제 이후부터 매달 5천명을 징집하겠다고 밝혔다.
강제 징집을 피해 해외로 떠나려는 청년들이 크게 늘면서 여권 사무소에는 밤샘 대기 줄이 이어지고 있다.
대기표를 받아 판매하는 이들까지 생겨나면서 여권 신청은 더욱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표가 암시장에서 약 50만원에 거래되고, 여권 발급을 앞당기기 위해 뇌물이 오가기도 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얀마 최대 도시 양곤에 있는 주미얀마 태국대사관에도 비자를 받으려는 청년들이 매일 1천여명씩 몰리고 있다.
태국으로 피신하려는 미얀마인이 급격히 증가하자 태국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미얀마 태국대사관은 지난 15일부터 비자 신청을 하루 400건으로 제한했다.
세타 타위신 태국 총리는 "합법적인 입국자는 환영하지만 불법 입국에 대해서는 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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