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서방 무기지원 지연에 전방 상황 극도로 어려워"

입력 2024-02-20 07:54
젤렌스키 "서방 무기지원 지연에 전방 상황 극도로 어려워"

전방 부대 방문…"폴란드 국경 봉쇄 시위는 연대 쇠퇴의 증거"



(서울=연합뉴스) 김연숙 기자 =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서방의 무기지원이 지연됨에 따라 자국군이 전방에서 복잡한 상황에 직면했다고 19일(현지시간) 말했다.

DPA, AFP 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전선 하르키우 지역의 북동부 도시 쿠피안스크 인근 여단들을 방문했다.

그는 이날 저녁 공개된 일일 화상 연설에서 "러시아군이 예비군을 최대로 집결시킨 최전선 여러 곳에서 상황이 극도로 어렵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가 포 부족에 시달리고 있고 최전방 대공 방어 능력과 장거리 무기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들(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지원이 지연되는 것으로 이득을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남부에서 다시 공세를 펼치는 러시아는 최근 수개월간 격전을 벌였던 도네츠크주 동부 아우디이우카를 점령했다.

러시아로선 작년 5월 바흐무트 점령 이후 최대 전과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와 함께 폴란드 농민들과 운송업계가 국경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화물차의 통행을 가로막는 시위를 벌이는 데 대해 '연대의 쇠퇴'라며 비판했다.

그는 "우리 서부 국경, 폴란드와의 국경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정상적이거나 평범한 것으로 볼 수 없다"며 "(이러한 상황은) 매일 연대가 쇠퇴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2022년 2월 러시아의 침공으로 흑해를 지나는 주요 무역 경로가 막힌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인 폴란드를 통해 육상으로 교역을 해왔다.

그러나 폴란드 농민들과 운송업계는 저렴한 우크라이나 농산물이 유입돼 피해를 보고 있다며 종종 국경 봉쇄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폴란드 정부의 무마로 일시적으로 중단됐지만, 폴란드 운송업계는 지난 11일 시위를 재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들의 주장에 대해 "실제로 이 상황은 곡물에 관한 것이라기보다는 정치에 관한 것"이라며 폴란드 국경을 통해 나간 자국 농업 수출량은 전체의 5%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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