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제 소비'에 탄력받은 중국, 경기 부양 안간힘

입력 2024-02-19 16:38
'춘제 소비'에 탄력받은 중국, 경기 부양 안간힘

국유은행들, 11조원 부동산 대출 배정…인민은행은 유동성 확대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춘제(春節·중국의 설) 연휴 때 소비가 코로나 이전보다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자 고무된 중국이 여세를 몰아 경기 부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19일(이하 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중국 국유은행들은 정부의 주문에 따라 적격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해 최소 600억위안(약 11조1천150억원) 규모의 대출을 배정했다.

이 가운데 농업은행은 이날 화이트리스트에 들어간 부동산 프로젝트에 대해 400억위안(약 7조4천억원) 이상의 대출을 승인했다고 밝혔다.

건설은행은 지난 16일 5개 부동산 사업에 대한 대출을 30억위안(약 5천600억원)으로 늘렸고, 200억위안(약 3조7천억원) 이상의 추가 대출이 곧 시행될 것이라고 알렸다.

공상은행과 중국은행도 자금 지원을 추진 중이지만,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국유은행들의 지원책은 앞서 중국 정부가 지방 정부에 자금 부족에 시달리는 부동산 개발업체들과 적격 프로젝트(화이트리스트)를 효과적으로 지원하라고 지시한 이후 나왔다.

정부는 은행들에는 부동산 부문에 대한 대출을 늘리라고 요구했다.

지난 1월 말 이후 공상, 농업 등 5대 국유은행들이 잠정 화이트리스트에 올려놓고 검토 중인 부동산 프로젝트는 8천개 이상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4분기 신용 증가율은 1년여 만에 가장 저조해 건설사들이 주택을 완공할 능력을 위축시켰다.

지난달 신규 주택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4.2% 감소했다.

부동산 시장 조사업체 차이나인덱스홀딩스의 천원징 리서치센터 부실장은 "춘제 연휴 주택 구매자들의 모델하우스 방문이 증가했지만, 여전히 관망세를 유지하고 있다"면서 "은행들의 자원 지원은 신뢰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이날 단기 정책금리인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 금리(1.8%)를 통해 320억위안(약 5조9천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공급했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은행 시스템의 유동성을 합리적이고 충분하게 유지하려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인민은행은 전날 1년 만기 정책 금리인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금리를 2.5%, 7일물 역레포 차입 금리도 1.8%로 각각 동결했다.

인민은행은 20일 사실상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를 인하할 것으로 점쳐진다.

인민은행 산하 금융시보는 MLF 금리 동결 직후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 계정에 "5년 만기 LPR 금리를 낮추면 신뢰 안정에 도움이 되고 투자와 소비가 살아나며, 부동산 시장의 건전한 발전도 도울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LPR 1년물은 신용 및 기업 대출, 5년물은 주택담보대출의 기준이 된다.



리창(李强) 총리는 연휴가 끝난 뒤인 전날 열린 국무원 회의에서 경제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실용적이고 강력한 조치를 촉구했다.

회의에서는 정부 공작 보고 초안에 대해서도 논의됐다.

올해 경제 성장 목표와 이를 뒷받침할 행정 지침이 들어갈 정부 공작 보고는 다음 달 초 양회(兩會·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를 통해 발표될 예정이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춘제 기간 중국 국내 여행객들의 지출액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동기 대비 7.7% 늘어 소비가 증가할 여지가 크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전했다.

anfour@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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