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 스마트] "SNS로만 뉴스 소비하면 자신의 정치지식 과신하게 돼"
기성언론, 정치지식 습득에 중요한 역할…"신뢰 회복해야"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뉴스 소비를 촉진하지만, SNS만을 통한 뉴스 소비는 자신의 정치지식을 실제보다 더 높게 평가하고 과신하도록 만든다는 분석이 나왔다.
24일 서울대 언론정보연구에 게재된 논문 '기성 언론보다 소셜미디어 뉴스를 선호하면서 식견 있는 시민이 될 수 있는가?'(최지향 이화여대 부교수·오해정 MBC 기자·이재현 이화여대 석사과정)에 따르면 다양한 미디어의 등장으로 정치 정보는 폭증했지만, 대중이 정치 지식을 쌓기는 더 어려워지는 역설이 일어나고 있다.
연구진은 뉴스 이용자들이 SNS 같은 대안적 채널을 통해 뉴스를 소비하는 이유 중 하나를 기성 언론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보고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과 기성 언론 회피 성향, 그리고 정치 지식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살폈다.
이를 위해 2022년 대선 전 실시한 두 차례의 전국적 설문조사 결과(1천223명 응답)와 회귀분석, 부트스트래핑(복원추출을 허용해 구성된 표본으로 통계분석과 판단을 하는 기법)분석 등을 활용했다.
연구 결과 기성 언론에 대한 불신은 기성 언론 회피형 SNS 뉴스 소비 성향과 정적인 관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나 기성 언론을 신뢰하지 않는 뉴스 이용자들이 주로 SNS로 대표되는 대안적 정보 채널로부터 선거·정치·정부 활동에 관한 정보를 얻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아울러 기성 언론 회피형 SNS 뉴스 소비와 주관적 정치지식 수준은 양의 상관관계가 있어 기성 언론 대신 SNS에서 정치 관련 정보를 주로 얻는 뉴스 이용자들은 자신이 정치 현안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인식하는 동시에 정치 지식 과신 수준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기성 언론을 불신하는 뉴스 이용자가 기성 언론을 회피하는 방식으로 뉴스를 소비하는 경우에는 자신의 주관적 정치지식을 더 높게 평가하고 정치지식 또한 실제보다 과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기성 언론보다 SNS 이용을 선호하는 이들은 정치 현안을 자주 접해서 얻게 된 친숙함을 지식으로 착각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객관적 정치지식을 충분히 지니지 못한 상태에서 주관적 지식이 높다고 인식하는 경우는 정치지식이 부족하다고 인식하는 상황보다 더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숙의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서는 정치 현황과 정부 정책에 대해 객관적 정치지식을 충분히 지니고 있어 이해도가 높은 식견 있는 시민이 필요한데 주관적 정치지식만 높은 경우 이미 충분한 지식을 지니고 있다고 인식해 양질의 정보를 얻으려는 추가적인 노력을 기울이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는 게 연구진의 진단이다.
연구진은 그러면서 결국 기성 언론이 뉴스 이용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것이 시민들의 역량을 키우고 민주주의의 건강함을 유지하는 데 있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lis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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