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사한 우크라 군인 '냉동 정자'로 출산…법안 통과
(서울=연합뉴스) 신재우 기자 = 우크라이나 의회가 전사한 군인의 부인이 남편이 남기고 간 냉동 정자를 임신에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미국 CNN 방송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의 법안을 가결했다. 이 법은 여성 군인과 배우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돼 자녀 출산을 원할 경우 냉동 난자를 사용할 수 있다.
전쟁터에서 임신이 어려울 정도로 다친 경우에도 냉동 정자나 난자를 쓸 수 있게 했다.
또 정부가 군인의 정자, 난자 동결과 냉동 보관 비용도 지원하도록 했다.
냉동된 정자, 난자로 자녀가 태어나면 출생증명서에 사망한 부모를 명기하는 법적 조치도 마련된다.
이런 조치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침공을 받아 만 2년간 전쟁을 치르면서 젊은 군인들의 사망과 부상이 급증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법안을 발의한 올레나 슐야크 의원은 "전쟁으로 인해 정상적인 생활과 계획이 중단된 군인들은 자손을 남길 시간이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이 법안이 나오기 전부터 군인들이 전쟁터로 향하기 전에 만일에 대비해 정자를 냉동 보관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우크라이나 측 전사자 수가 공개된 적은 없지만, 미국 당국자들은 약 7만명이 사망하고 전사자보다 두 배가량 많은 군인이 부상한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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