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권이 나발니 죽였다"…서방, 일제히 맹비난

입력 2024-02-16 22:40
"푸틴 정권이 나발니 죽였다"…서방, 일제히 맹비난

백악관 "끔찍한 비극"…EU 집행위원장 "독재에 용기있게 맞서다 숨져"

獨 총리 "용기의 대가를 목숨으로 치러"…젤렌스키 "푸틴이 책임져야"



(로마=연합뉴스) 신창용 특파원 = 투옥 중이던 러시아 야권 정치인 알렉세이 나발니가 숨졌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각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맹렬히 비난했다.

미국 정부는 나발니의 옥중 사망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끔찍한 비극"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미국 공영라디오 NPR에 이같이 말한 뒤 "크렘린궁의 반대파 탄압의 역사는 길고 추악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개막한 뮌헨안보회의(MSC)에 참석 중인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나발니의 사망 보도가 맞는다면 러시아의 나약함과 부패를 분명하게 보여줬을 뿐"이라고 밝혔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엑스(X·옛 트위터)에서 "푸틴이 자국민의 반대 의견보다 더 두려워하는 것은 없다"며 "독재에 용기 있게 맞서는 사람들의 자유와 안전을 지키기 위한 투쟁에 함께 단결하자"고 촉구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깊은 슬픔과 혼란을 느낀다"며 "우리는 모든 사실을 규명해야 한다. 그리고 러시아는 그의 죽음에 대한 모든 심각한 질문에 답해야 한다"고 밝혔다.

샤를 미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은 "EU는 이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책임이 전적으로 러시아 정권에 있다고 본다"며 "투쟁가들은 사망하지만, 자유를 위한 투쟁은 중단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도 이날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안보 협정 서명 후 기자회견에서 나발니의 사망에 대해 "매우 슬프다"고 유감을 표명했다.

숄츠 총리는 "나발니는 용기의 대가를 목숨으로 치렀다"며 그의 사망 소식은 "러시아가 어떻게 변했는지를 보여주는 끔찍한 신호"라고 우려했다.

젤렌스키 대통령 역시 "나발니의 죽음에 대해 푸틴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도 엑스에 끔찍한 소식이며 러시아 국민에게 엄청난 비극이라고 적었다.

수낵 총리는 "러시아 민주주의를 가장 열렬하게 옹호하는 사람으로서 평생에 걸쳐서 놀라운 용기를 보여줬다"며 "그의 부인과 러시아 국민들에게 마음을 보낸다"고 말했다.

스테판 세주르네 프랑스 외교부 장관은 X에 올린 글에서 "나발니는 억압 체제에 대한 저항의 대가로 목숨을 잃었다"며 "그의 죽음은 푸틴 정권의 현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고 비판했다.

알렉산더르 더크로 벨기에 총리는 "그의 비극적 죽음은 왜 우리가 우크라이나를 계속 지원해야 하는 지를 다시 한번 확인시켜 준다"며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서 승리하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비아스 빌스트룀 스웨덴 외무장관도 "나발니가 감옥에서 사망했다는 보도가 사실이라면 이는 푸틴 정권의 또 다른 끔찍한 범죄"라며 "나발니에 대한 무자비함은 권위주의에 맞서 계속 싸워야 하는 이유를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옛소련 국가인 라트비아도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난에 가세했다.

에드가스 린케비치 라트비아 대통령은 "그(나발니)는 크렘린에 의해 잔인하게 살해당했다"며 "그것은 사실이며 러시아 현 정권의 실체에 대해 알아야 할 사항"이라고 규정했다.

2021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무라토프는 로이터 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발니의 죽음을 "살인"이라고 규정하며 교도소 환경이 나발니의 죽음을 초래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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