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톺] "멀리 안갔네" 하루만에 컴백한 외국인
美 소매판매 부진에 금리인하 기대 회복…저PBR주 쇼핑 재개
(서울=연합뉴스) 조성흠 기자 = 외국인 투자자들이 16일 하루 만에 순매수로 전환하며 코스피 반등을 이끌었다.
전날 단기 차익을 실현한 외국인은 이날 다시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을 사들이며 이틀간 이어진 코스피의 하락세를 끊었다.
연합인포맥스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4.96포인트(1.34%) 오른 2,648.76에 장을 마감했다.
개인이 7천989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외국인이 5천548억원을 순매수해, 2천143억원을 순매수한 기관과 함께 상승세를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지난달 하순부터 '사자' 기조를 유지해왔으나, 주초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크게 웃돌면서 금리인하 전망이 후퇴하자 매수 강도가 약화되다 전날(15일) 10거래일 만에 순매도로 돌아섰다.
설 연휴를 전후해 3거래일 연속 올랐던 코스피는 외국인 투자심리가 식으면서 지난 14일부터 이틀 연속 하락하는 등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그러나 외국인들은 1월 CPI 충격을 단기간에 소화하는 한편, 장기적 디스인플레이션(물가 상승 둔화) 추세에는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미 금융 당국자들의 발언을 확인한 후 빠르게 투자심리를 회복했다.
여기에 전날 발표된 1월 미국 소매판매 지표가 예상보다 부진한 것이 오히려 금리인하를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이어지면서 미 증시가 이틀 연속 상승했다.
전날 미 상무부가 공개한 1월 미국 소매판매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보다 0.8% 줄어든 7천3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큰 폭 감소 폭이자 시장 전망보다 훨씬 부진한 결과였다.
이로 인해 금리인하 기대가 되살아나면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0.91% 올랐으며,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58%, 0.30% 상승했다.
돌아온 외국인들은 다시 저PBR주 쇼핑에 나섰다.
이날 외국인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종목은 삼성그룹 지주사격으로 대표적인 저PBR주로 꼽히는 삼성물산[028260](643억원)이었다.
저PBR주 명단에 오른 금호석유[011780](253억원), 현대차[005380](232억원), 우리금융지주[316140](193억원) 등도 이차전지 관련주와 함께 외국인 투자 포트폴리오 상단에 자리했다.
업종별로는 증권(4.06%)과 금융업(3.26%)이 이날 최고 상승률을 보이며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수혜주로서 저력을 재확인했다.
이에 외국인의 저PBR주 매수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는 낙관적 전망이 나온다.
오는 26일 발표가 예정된 정부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세부 내용이나 후속 조치에 대한 기대감으로 매수세 유입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이 2020~22년 3년간 57조원을 순매도한 반면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순매수 규모는 20조원가량인 점을 고려하면 외국인 수급 여력이 아직 충분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강대석 유안타증권[003470] 연구원은 "최근 코스닥 중심 순환매 현상이 있지만 이는 코스닥의 매력 회복이라기보다는 코스피의 최근 강세에 따른 이익 실현에 그칠 것으로 판단된다"며 "외국인 수급 측면에서 추가 여력이 있는 만큼 다시 대형주 중심으로 강도가 회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개인 투자자의 순매수에 힘입어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상승한 코스닥은 이날 전일 대비 1.61포인트(0.19%) 내린 857.60으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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