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보리 증언 탈북자 "北주민, 인권침해 표현 쓰게된 것도 변화"
김일혁씨, 유엔북한인권보고서 10주년 맞아 국제사회에 관심 촉구
(워싱턴=연합뉴스) 조준형 특파원 =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북한인권보고서 발간 10주년을 맞아 한 탈북 청년이 미국 외교잡지 기고를 통해 북한 인권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속적 관심을 호소했다.
작년 8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서 북한 인권 침해 실상을 증언했던 김일혁(29) 씨는 15일(현지시간) 미국 잡지 '디플로맷'에 실은 글에서 "국제사회가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권리를 위해 북한 인권 문제를 계속 공개적으로 다루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시적 변화가 없다는 지적에 반박하면서 "한때 인권이라는 용어에 익숙치 않았던 북한 주민들이 지금은 '인권 침해'라는 용어를 사용한다"고 소개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 한국에 온 많은 탈북자의 증언에 따르면 북한에서 사람들이 부당한 처우를 당하면 '인권 침해'라는 표현을 쓴다고 김 씨는 전했다.
인권에 대한 관념이 생기고, 그것을 의식하기 시작한 것 자체가 국제사회의 북한 인권 개선 노력이 가져온 변화라는 것이 김 씨의 주장이다.
또 국제사회의 압박 속에 교도소내 구타가 줄어들었다고 김씨는 소개했다.
그는 "북한 인권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은 억압과 두려움 속에서 살아가면서 모든 자유와 권리를 박탈당한 많은 북한 주민들에게 생존의 이유이자 한 줄기 희망의 빛 역할을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씨는 오는 17일 COI 보고서 발간 10주년을 즈음해 보고서의 권고사항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면서 "COI 보고서에 적시된대로 국제형사재판소(ICC) 회부와 같은 김정은에 대한 책임 추궁이 논의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2014년 2월 17일 나온 유엔 COI의 최종 보고서는 북한에서 최고 지도층의 정책과 결정에 따라 조직적이고 광범위하며 심각한 반(反)인도적 범죄가 자행돼왔다는 결론을 내렸다.
김 씨는 2011년 가족과 함께 탈북한 뒤 한국에서 대학에 다니며 북한의 인권 실상에 대해 고발하는 활동 등을 해왔다.
특히 작년 8월 북한 인권 문제를 주제로 한 유엔 안보리 공개 회의에서 시민사회 대표 자격으로 북한의 인권 침해 실상을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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