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인질 가족, 하마스 '전쟁범죄' 제소하러 헤이그로
"휴전 협상 사흘간 연장…실무자간 진행"
(카이로=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지난해 10월 7일 가자지구로 끌려간 이스라엘 인질 가족들이 하마스를 전쟁범죄 혐의로 제소할 예정이다.
14일(현지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인질 가족 대표 약 100명은 이날 오전 텔아비브 벤구리온 국제공항에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있는 네덜란드 헤이그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들은 지난해 무장대원 3천여명을 이스라엘 남부에 침투시켜 1천200여명을 학살하고 250여명을 인질로 잡아간 하마스를 전쟁 범죄 혐의로 제소할 예정이다.
피랍 당시 생후 10개월이었던 아기 등 형제 일가족이 인질로 잡혀간 오피르 비바스씨는 공항 활주로 회견에서 "그들(인질들)은 살인, 강간, 고문을 일삼은 테러범 앞에 속수무책이었고 그런 상황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우리는 역사를 만들 것이다. 이스라엘과 세계 시민으로서 '이제 그만'이라고 말하는 것은 우리의 투쟁에 중요하다"이라며 "이는 우리의 이야기만이 아니다. 우리가 이를 중단시키지 않으면 내일은 전 세계의 이야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다른 인질 가족인 인바르 골드스타인은 "국제기구를 통해 정의로운 조처를 얻고자 하는 희망을 안고 여행길에 오른다"고 했다.
그는 "우리는 그저 역사를 바라보기만 하지 않고 우리 스스로, 역사를 쓰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려 한다"고 덧붙였다.
하마스 무장대원들에게 끌려간 250여명의 인질 가운데 100여명은 지난해 11월 7일간의 일시 휴전 기간에 풀려났고, 일부는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지상전 과정에서 구출되기도 했다.
그러나 130여명은 전쟁 131일째인 이날까지 돌아오지 못하고 있으며, 이 가운데 30여명은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이집트 카이로에서는 미국과 이집트, 카타르의 중재로 이스라엘과 하마스 간 휴전 및 인질-수감자 교환을 위한 협상이 재개됐다.
협상에서는 6주간의 일시 휴전과 영구 휴전 논의 개시 등을 기본 전제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그러나 협상에서 구체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다비드 바르니아 모사드 국장이 이끄는 이스라엘 협상단이 본국으로 돌아갔다.
다만,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은 이집트 관리 등을 인용해 협상이 사흘간 연장됐으며 이 기간 실무자급 간에 협상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meola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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