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캐시 우드 응원 받은 인바이테, 결국 파산보호 신청
우드 "유전자 혁명의 선봉" 호평 불구 이익 한 번 못내고 퇴장
한때 시총 13조원 넘었으나 현재 주가는 3센트 그쳐
(서울=연합뉴스) 김기성 기자 = 막강한 투자자들을 거느렸으나 최근 파산설이 돌던 유전자 검사 업체 인바이테(Invitae)가 결국 무릎을 꿇었다.
인바이테는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연방파산법 11조(챕터 11)에 따른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며 매각 절차를 진행할 의향을 밝혔다고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이 업체는 손정의가 이끄는 소프트뱅크 그룹과 '돈나무 언니'로 알려진 캐시 우드의 ARK 인베스트먼트를 투자자로 둬 관심을 끈 바 있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인바이테는 뉴저지에서 파산 신청서를 냈으며, 서류에는 추정 자산이 5억~10억달러(6천700억~1조3천400억원), 부채는 10억~100억달러(13조4천억원)라고 기재했다.
이 회사는 팬데믹 기간 생명공학 업체들이 각광을 받으면서 시가총액이 100억달러 이상으로 치솟기도 했으나 급속도로 몰락의 길을 걸었다.
투자자들이 생명공학 분야에 다시 관심을 갖기 시작했음에도 회사는 계속해 적자를 내면서 사업을 지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바이테가 2021년 전환사채 발행을 통해 소프트뱅크로부터 12억달러(1조6천억원)를 조달했으며, 소프트뱅크는 여전히 투자자로 남아있다고 전한 바 있다.
한때 캐시 우드는 인바이테가 유전자 혁명에서 가장 중요한 회사라면서 자사 포트폴리오 중 가장 과소평가 된 주식 중 하나로 꼽기도 했다.
인바이테는 대규모 자금 유치에 성공하면서 활발한 인수 합병으로 몸집을 불리기도 했으나 상장 이후로는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을 해고하고 생식 건강과 임신 검사, 환자 데이터 사업 등 일부 자산을 매각하기도 했다.
그 사이 주가는 2020년 12월 60달러 부근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지난주 파산보호 준비 소식이 알려지면서 10센트 미만으로 추락해 현재는 약 3센트다.
인바이테는 2010년대 초 설립 이후 한 번도 흑자를 내지 못했다.
한편, 또다른 유전자 진단 업체인 23앤드미(23andMe)도 2021년 6월 상장되면서 한때 시가총액이 60억달러(8조원)를 넘기도 했으나 현재는 1달러 미만에 그칠 정도로 이름만 유지하는 상태다.
이 회사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로 회생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앤 워치츠키는 구글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의 전 부인이다.
이들 업체가 벼랑 끝으로 몰리는 사이, 최근에는 미국의 생명공학 기업들을 덮쳤던 약 2년간의 자금조달(펀딩) 가뭄이 해소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2일 생명공학 기업들이 속속 자금 조달에 성공하고 있다며, 지난달 펀딩 규모는 2021년 2월 사상 최고치 이후 가장 많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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