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단체관광 금지'에 대만 여행업계 집단 반발…항의 시위 예고
(타이베이=연합뉴스) 김철문 통신원 = 대만 당국이 중국의 위협적인 민항기 항로 개설에 맞서 중국 본토행 단체 관광 모객 금지 조치를 단행함에 따라 대만 여행업계가 집단 반발에 나섰다.
11일 경제일보 등 대만언론에 따르면 현지 여행사 업계 대표는 최근 라이칭더 총통 당선인에게 당국의 이런 조치를 거둬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여행업계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오는 5월 20일 라이칭더 당선인의 취임식 이전에 거리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중화민국(대만) 전국상업총회는 춘제(春節·설) 연휴가 끝난 이후 1만명이 타이베이에 모여 정부의 '조령석개'식 정부 방침에 항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야당 입법위원(국회의원)과 중화민국(대만) 여행상업동업협회·전국연합회, 타이베이시관광협회 등 각종 여행업 관련 업계는 지난 8일 기자회견을 열었다.
여행업계 관계자는 기자회견에서 코로나19 이전에는 대만인 약 400만~500만명이 중국 본토를, 중국인 400만명이 대만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이어 여행 기간에 1인당 평균적으로 5만 대만달러(약 212만원)를 소비한다고 계산하면 이번 당국의 조치로 수천억 대만달러의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관계자는 대만 내 4천여개의 여행사가 양안 여행 상품을 위주로 다룬다면서 이미 6월 이후 중국행 단체 관광 교통편과 숙박업소 관련 계약이 이뤄졌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와 관련한 분쟁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관한 설명을 요청했다.
앞서 대만 교통부는 지난 7일 중국의 M503 항로의 갑작스러운 변경이 악의적인 조치라면서 3개월간 중국 본토 단체 관광 모객 중단을 결정했다.
이미 예약이 이뤄져 여행 일정이 잡힌 3∼5월 중국 단체 관광은 허용되지만, 6월 이후 단체 여행은 불허된다고 자유시보는 전했다.
대만 당국은 일단 3개월간 모객 중단 조치를 실시한 뒤 중국의 태도 변화 여부를 지켜보고 나서 추가 조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대만 내에선 대만해협 중간선으로부터 불과 7.8㎞ 떨어진 M503 항로와 중국의 푸저우시·샤먼시로부터 M503 항로와 가로로 연결되는 W122·W123 항로 개설을 놓고 중국과 대만 민간 항공기 간 충돌 가능성과 대만 침공용 군용기 루트로의 사용 가능성이 제기된다.
대만 당국은 이런 항로 개설이 오는 5월 20일 취임 예정인 라이칭더 총통 당선 이후 가해지는 중국의 전방위적 압박의 하나로 인식하고 있다.
jinbi10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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